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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찬반 47대 43, 펠로시 추수감사절 전에 끝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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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8일 텍사스 오스틴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8일 텍사스 오스틴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 개시(9월 24일) 이후 실시된 초반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반이 팽팽해졌다. 주말에 공개된 4개 여론조사 평균 '탄핵해야 한다'는 47%, '탄핵하지 말아야 한다'가 43%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지만 직전의 탄핵 반대 우세가 탄핵 찬성이 앞서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가능한 한 추수감사절(11월 28일) 이전에 탄핵안을 표결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라"며 속도를 내고 있다. 물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는 전략이다.

탄핵절차 개시 후 초반 여론, 찬성 늘어나며 팽팽, #10월 탄핵 조사 마무리, 11월 탄핵안 표결 '속도전' #트럼프 "정치사상 최대 사기극, 마녀사냥 끝장내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수사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찬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에 일제히 공개된 4개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지만 1개 결과만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미 인터넷 매체 허프포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 24~26일 시행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47%, 탄핵해선 안 된다 39%로 8%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3.2% 포인트) 밖에서 탄핵 찬성이 앞섰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공개 직전 9월 10~11일 조사 때 탄핵해야(43%)와 하지 말아야(41%)보다 탄핵 찬성은 4%포인트 늘고, 반대는 4%포인트 줄어든 결과다.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조사기관 해리스X가 26~27일 조사한 결과에선,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47%, 반대한다가 42%로 5%포인트 찬성 응답이 많았지만,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이었다. 다만 석 달 전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같은 기관 조사에서 35%가 탄핵 절차 개시를 지지한 것에 비해선 탄핵 절차 지지는 12%포인트 늘었다. 반대는 45%→42%로 줄었다.

공영방송 NPR·PBS가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와 25일 실시한 조사에선 탄핵 절차 개시 찬성 49%, 반대 48%,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24~26일 조사에선 탄핵 절차 개시 찬·반이 43%로 동률로 팽팽하게 나타났다. 다만 폴리티코는 직전 20~22일 조사에 비해 불과 나흘 새 찬성이 36%에서 7%포인트 늘었다고 전했다. 동시에 반대 여론은 49%에서 6%포인트 줄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속도를 내는 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반발로 탄핵 여론이 상승세에 있을 때 하원에서 탄핵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은 조사 대상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바이든 뒷조사 청탁 의혹으로 좁혀 수주 내 청문회를 끝내고 11월까지 표결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증인 구인, 체포, 벌금 등 의회 권한을 활용해 빠르게 움직일 경우 이르면 10월 말에도 표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에서 '히스패닉 유산의 달'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에서 '히스패닉 유산의 달'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은 "수주 내 탄핵 조사를 마치고 11월 28일 추수감사절까진 하원 본회의 표결을 위해 탄핵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이 27일 민주당 의원들에 서한을 보내 탄핵 조사의 중심 상임위인 정보위 위원들은 이번 주 2주간 공식 휴회 기간에도 조사를 계속하라"며 "신속한 조사"를 거듭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은 오는 4일 마이클 앳킨슨 정보기관 통합 감찰실장으로부터 의회에 대한 내부 고발장 제출이 한 달 이상 지연된 과정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받기로 했다.

또 하원 정보위·정부감독위원회와 외교위원회는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스캔들 핵심 인물인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의 바이든 뒷조사와 관련한 모든 대화 기록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별도로 이번 주 줄리아니와 젤렌스키 대통령 보좌관과 스페인 마드리드 회동을 주선한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특별대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와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 등 5명 외교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벌이기로 했다. 볼커 전 특별대표는 이에 앞서 27일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조사를 서두르는 데 대해 "미 정치사상 단일한 최대 사기극"이라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우리는 절대 이를 허용할 수 없다"며 "이 나라가 과거 어느 때보다 위태롭기 때문"이라고 했다. 별도로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창조하고, 군대를 재건한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느냐"며 "마녀사냥은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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