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상하지 못한 바꿔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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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2강> ●서봉수 9단 ○궈신이 5단

7보(129~150)=번갈아 팻감을 쓰며 신명 나게 패싸움을 진행하던 서봉수 9단은 돌연 135로 한 칸을 뛰어두었다. 이 수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135는 바꿔치기를 할 것이냐고 상대의 응수를 타진하는 수다. 골치 아픈 패싸움을 진행하던 궈신이 5단은 잠시 고민하더니 136으로 패를 따냈다. 이로써 지난했던 패싸움은 드디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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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치기 결과, 궈신이 5단은 하변의 흑을 잡았고, 서봉수 9단은 우하귀의 백을 잡았다. 흑백 모두 수확이 나쁘지 않아 거래가 성사됐을 것이다. 패싸움을 시작하기 전에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결과가 탄생했다. 이것이 바로 패싸움의 매력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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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 어슬렁거리던 궈신이 5단은 144로 흑을 위협했는데, 이는 살짝 아쉬운 수였다. 144로는 ‘참고도’ 백1로 바로 끊었다면 백13까지 수순으로 축이 된다. 흑이 꼼짝없이 당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실전은 흑이 어찌해볼 기회를 얻었다. 그래도 형세는 여전히 백의 우세. 여기까지 진행되자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릴라제로’는 백의 승률이 80%라고 내다봤다. (134…△)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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