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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출 일시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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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파업으로 인한 현대자동차의 생산 차질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수출이 일시 중단되는 등 국내 완성차 4사의 파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부터 17일간 계속된 노조 부분 파업으로 19일 현재 7만4611대의 생산이 제때 되지 못해 이를 판매액으로 환산한 매출 손실액이 1조원을 넘었다고 19일 밝혔다. 수출할 물량도 떨어져 19일 울산항에서 280여 대를 선적한 것을 끝으로 23일까지의 선적 계획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까지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은 2004년 임금협상 당시 파업손실 1만8994대(2631억원)의 약 네 배에 달한다. 또 임금협상과 단체교섭을 함께 한 지난해 4만1889대(5795억원) 매출손실의 두 배에 가깝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북미.유럽.아시아.중동 등지로 수출할 차량이 8만1000대로 잡혀 있었지만 파업으로 수출 물량 가운데 1만1000여 대(진행률 14%)밖에 선적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파업 장기화로 자동차 수출 전용선의 울산 부두 입항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물량을 싣지 못해 울산항 밖에서 대기 중인 전용선박 네 척에 척당 하루 3만 달러의 용선비를 부담하는 것 같은 간접 피해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현대차 파업으로 협력업체도 죽을 맛이다. 전국 377군데의 1차 협력업체와 4300여 군데 2차 협력업체의 생산 차질액은 이날 현재 6100억원으로 추산됐다. 1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70여 군데 협력업체들이 현대차 조립라인과 연동하는'JIT(Just In Time)'시스템으로 부품을 생산해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후 94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벌여 누적 파업일수가 1년에 육박(323일)한다. 기아자동차도 이날 임금협상이 원만히 되지 않아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두 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GM대우차는 사용자 측과의 임금.단체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9일 새벽부터 전북 군산.경남 창원 공장의 야간 조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이 회사 노조는 두 공장에서 새벽 두 시간씩 부분 파업을 했고 오후에는 네 시간씩 조업을 중단했다. 쌍용차 노조도 14일 시작한 부분파업을 이날까지 이어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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