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국영은행 제재 발표하며 "역대급"…군사 공격도 "항상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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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호주 총리를 만나기 전 기자들에게 “(미국이) 특정 국가에게 가한 제재 중 가장 강도가 세다(highest sanctions ever)”고 밝혔다. 대북 제재보다도 강력한 역대급 제재라고 표현한 것이다. 기자들이 이란에 대해 군사 옵션을 쓸 수도 있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항상 준비돼있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은 우방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원유시설이 지난 14일 드론ㆍ미사일로 공격당한 것과 관련해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대(對) 이란 제재를 강화할 방침을 트위터를 통해 밝히면서 “장전 완료(locked and loaded)”라며 군사 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암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도 따로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도 따로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FP=연합뉴스]

이란도 발끈했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리프 외교부 장관은 18일 “미국 또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란에 대해 군사 공격을 가한다면 전면전(all-out war)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단행한 이란 국영은행에 대한 제재는 이란의 자금줄을 끊기 위한 조치다. 제재를 총괄하는 부처인 재무부의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이란 국영은행에 대해 “이란의 마지막 자금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고 말하면서 긴장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강화로 강 대 강 국면이 이어지게 됐다. 단 미국이 군사 공격까지 단행할 가능성은 현 시점까지는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 아라비아에 미국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추가 배치를 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오랜 앙숙 관계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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