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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 그 친구가 생각났어...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스틸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스틸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2017년 개봉한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혜화, 동> 민용준 감독 연출, <마녀> 김다미 주연의 영화로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는 것. 중국영화 <칠월여안생>(국내 제목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은 중국의 4대 청춘 작가 중의 한명인 안니 바오베이(칭산)의 데뷔 소설집 『안녕, 웨이안』에 실린 단편을 각색해 제작됐다. 13살에 처음 만난 두 소녀의 이야기. 영화는 14년에 걸친 두 친구의 사랑과 우정, 관계에 대한 고민, 성장에 대한 두려움까지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여자들의 우정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오래된 친구가 한명 이상 있다!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중국영화 별로 안 좋아해
진부한 삼각관계 설정이 싫다면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

‘누군가의 그림자를 밟으면 그 사람은 평생 떠나지 않는다.’ 칠월과 안생은 어릴적부터 서로의 그림자를 밟고 다녔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밟으면 그 사람은 평생 떠나지 않는다.’ 칠월과 안생은 어릴적부터 서로의 그림자를 밟고 다녔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밟으면 그 사람은 평생 떠나지 않는대.”

13살 장난끼 가득한 두 소녀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으며 친구가 되고 나와 닮은, 또 전혀 다른 서로의 모습을 알아간다. 더더욱 가까워진 안생과 칠월. 그러나 세상 단 둘뿐이었고 평생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자라면서 각자가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칠월은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으로, 안생은 미용을 배우는 직업학교 학생으로. 서로의 시간이 달라지고 공간이 달라지면서 둘은 아주 서서히 조금씩 멀어진다.

영화에서 칠월과 안생이 갈등을 겪게 되는 건 칠월의 남자친구 가명 때문이다. 애매한 삼각관계 속에서 둘은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 사이가 아닌 서로를 참아내야 하는 불편하고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다. 결국 안생은 칠월 곁을 떠나고 자신 때문에 떠나는 걸 알면서도 칠월은 안생을 붙잡지 못한다.

혹시 친구와 나 사이에 한 남자. 그 애매한 감정의 흔들림과 미묘한 경쟁심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담긴 분위기가 아주 특별하게 다가올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불륜과 치정으로 얽힌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 또한 소녀들의 삶이고 결국은 이들의 우정이다. 아마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둘 사이 우정의 무게가 절로 느껴질 거다. 진부하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우정, 그리고 사랑.

 #그렇게 우린 어른이 된다  

자유로운 삶을 원했던 안생은 칠월이 있는 고향을 뒤로하고 더 큰 세상으로 떠난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자유로운 삶을 원했던 안생은 칠월이 있는 고향을 뒤로하고 더 큰 세상으로 떠난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다.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걸.”

영화를 보면 칠월과 안생 중 한명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수많은 여성의 인생 단면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이기 때문에.

안생처럼 자유롭게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지만 물 흐르듯이 흐르지 않는 게 어른의 인생이다. 또한 청춘은 완성된 게 아니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재미없는 사람이 될 것 같지만 쉽게 도전하지도 떠나지도 못하는 칠월이가 답답해 보이면서도 나 같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안정적인 삶을 원하면서도 자유롭고 싶었던 칠월은 그렇게 먼 길을 떠난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안정적인 삶을 원하면서도 자유롭고 싶었던 칠월은 그렇게 먼 길을 떠난다.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자유로운 안생도 마냥 행복한 시간만 보낸 건 아니다. 외로웠고 칠월이 그리웠다. 둘은 성장하며 본인의 마음이 곧 서로의 마음이라는 걸 깨닫는다. 칠월과 안생의 관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오래도록 함께하고픈 누군가를 떠오르게 한다. 친구일 수도, 연인일 수도 있다. 가끔 칼날 같은 말로 상처를 주기도, 별거 아닌 거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줄 것 같은 존재 말이다.

#그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별다른 조연이 없는 영화라 칠월을 연기한 마사순과 안생을 맡은 주동우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비어보이거나 전혀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두 배우의 힘이다.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두 사람은 중화권의 대표 영화제인 금마장 영화상에서 53년 만에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같지만 서로 다른 우리. “넌 내 가장 좋은 친구야. 네가 미웠었어. 그래도 내겐 너뿐이었어”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같지만 서로 다른 우리. “넌 내 가장 좋은 친구야. 네가 미웠었어. 그래도 내겐 너뿐이었어” [사진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여성의 심리를 제대로 포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증국상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 4명의 여성 작가를 둘씩 칠월 역과 안생 역으로 나눠 각자의 편에서 인물을 대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한명의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심리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감정을 자극하는 리얼한 대사도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 하나를 전한다. 칠월의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말이다.

“조금 굴곡진 삶을 산다고 해서 꼭 불행해지는 것은 건 아니란다. 그저 조금 많이 힘들 뿐이지. 그런데 사실 여자는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모두 힘들게 되어있어. 다만 우리 딸은 안 그랬으면 좋겠다.”

글 by 쪙이(이지영 기자). ‘영화’로운 삶을 꿈꾸는 중. 잡식성 수다쟁이


제목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칠월여안생, 2017)
연출 증국상
출연 주동우, 마사순, 이정빈
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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