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남의 일 … 분양가 싸고 호재 있는 곳엔 수요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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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아파트 청약경기가 땅에 떨어져도 분양이 잘 되는 상품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입지별로는 택지지구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상품별로는 한동안 외면받았던 연립주택이 수요자 모으기에 성공했다. 여기에다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싸면 여지없이 소비자들이 몰리게 마련이다.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골라서 청약하는' 소비패턴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싸거나 재료 있어야=충북 청주 강서지구에서 지난달 선보인 호반 베르디움 아파트(33, 34평형 459가구)는 청약 한 달 만에 계약률이 95%를 넘었다. 12~14일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계약한 한라 비발디 아파트 416가구도 계약률이 80%에 이른다. 이 아파트는 5일 청약 첫날 평균 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마감됐다. 가경동 행운공인 관계자는 "강서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640만원인데 청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가경동 대우푸르지오가 평당 750만~820만원이어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이전 후보지로 떠오른 예산군 덕산읍 내리에서 지난달 분양된 세창 짜임아파트도 34~48평형 265가구 모집에 1386명이 몰려 평균 5.2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종로.중구 등 도심권에서 선보인 아파트들도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말 분양한 중구 황학동 재개발단지인 롯데캐슬 베네치아 아파트는 서울 1순위서 평균 1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4~6일 청약을 받은 종로구 숭인동 현대아파트도 33평형은 43.5 대 1, 25평형은 13 대 1로 수도권 1순위에서 마감됐다.

◆연립주택도 상한가=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선보이는 연립주택도 분양시장의 침체를 실감하지 못한다. 12일 무주택우선과 일반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동탄신도시 우림 게이티드하우스는 32평형 286가구에 6000여 명이 몰려 평균 20 대 1로 마감됐다. 하남 풍산지구에서 최근 선보인 연립주택 제일 풍경채 260가구(40~50평형)도 모두 계약을 끝냈으며 남광토건이 최근 용인 동백지구에서 분양한 하우스토리(62~75평형 134가구)도 초기계약률이 100%였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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