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 더 낮춘 국내기관…한경연은 1.9%까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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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비관론이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 연구기관에서 처음으로 1%대 성장 전망까지 나왔다.

기관별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기관별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한다고 8일 발표했다.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3%p 낮춘 것이다. 국내 경제 연구기관이 1%대 성장률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경연은 “수출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건설·설비 투자와 소비까지 둔화 흐름을 보이는 것이 성장률 전망치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경제 성장을 이끈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올해 경제성장 흐름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수출 급감 배경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한 이후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져 주요 수출상대국 또한 성장률이 둔화했고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 전반적인 교역 조건이 어려워진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민간소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소비심리가 지속해서 나빠지고 가계부채 원리금의 상환부담이 늘어나 자산가격 하락 등이 가시화돼 민간소비가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조정 이유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재정·통화정책 측면의 경기 부양 노력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과 통상마찰을 방지 등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재정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하반기 고용보험기금 등 14개 기금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거쳐 총 1조6000억원을 경제활력 보강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 집행 예정이었던 1조원 규모의 공공기관 투자도 앞당겨 올해 총 55조원의 투자를 추진한다. [뉴스1]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재정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하반기 고용보험기금 등 14개 기금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거쳐 총 1조6000억원을 경제활력 보강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 집행 예정이었던 1조원 규모의 공공기관 투자도 앞당겨 올해 총 55조원의 투자를 추진한다. [뉴스1]

앞서 정부도 기대치를 낮췄다. 지난 7월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춘 2.4∼2.5%로 잡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7월 정부가 수정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 자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보다 더 낮게 나올 것 같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p 내렸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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