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한국인, 일본 대신 동남아로…올 전반기 20%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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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이 휴가철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이 휴가철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발동 이후 일본 여행객이 감소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5일 방콕발 기사에서 “일·한 관계 악화를 배경으로 동남아시아행 한국인 여행자가 늘고 있다”며 “지난 1~6월 동남아 주요 6개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했다”고 전했다.

닛케이 "양국 관계 악화가 배경" #추석 연휴 관광지 예약순위 밀려 #말레이시아 6월 관광객 7배 폭증 #일본 노선 줄이고 동남아 증편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인 일본 여행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줄었다. 여행업계는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된 8월 이후 방일객이 더욱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일 위메프가 발표한 추석 연휴 기간(7~15일) 해외여행 예약 현황에서도 오사카(5위, 지난해 대비 -3%)·후쿠오카(6위, -3%)·도쿄(7위, -2%) 등 일본 주요 관광지들은 예년보다 순위가 내려간 모습이다. 반면 베트남 다낭(1위, 동률), 태국 방콕(2위, +9%), 필리핀 세부(4위, +3%) 등 한국인이 선호하는 동남아 관광지들은 인기가 꾸준하다.

닛케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 6월 한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나 급증했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항공사 수속 카운터가 휴가철인데도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항공사 수속 카운터가 휴가철인데도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추세는 항공편수 증감에서도 확인된다. 대한항공 등 국내 8개 항공사는 모두 일본 노선을 축소했다. 이미 60편 이상의 노선이 감편 되거나 운휴 대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동남아 노선은 증설 추세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서울-클라크(필리핀) 노선을 주 7회 취항하고, 베트남 다낭과 인도네시아 발리 노선은 주 4회 증편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다음 달까지 다낭 노선을 기존보다 2배 늘릴 예정이다.

닛케이는 “아시아 각지의 정치적 긴장 상황이 관광산업을 뒤흔들고 있다”며 “중국도 홍콩시위나 양안 갈등으로 홍콩·대만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전반기 동남아 여행객이 10% 늘었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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