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는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 앞에 취재진 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조 후보자가 이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기자들이 집 앞으로 찾아온 것이다. 검찰은 이날 아침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 의혹 등과 관련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고려대, 단국대, 부산대 등을 한꺼번에 압수수색했다.
조 후보자의 아파트 관리인은 “후보자가 오늘 외출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노 코멘트”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건물 가까이 다가서려는 기자들과 관리인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그러자 한 주민은 “무슨 자격으로 정당한 취재를 막느냐”며 관리인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울대 환경대학원 행정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문이 닫힌 채 진행됐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딸이 환경대학원을 다닐 때 받은 장학금 수혜 과정에 불법한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교직원 몇몇은 압수수색 중간에 복도로 나와 구석진 곳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지만, 기자에게 상황을 알려주진 않았다. 홍종호 환경대학원장에게 현 상황을 물으려 했지만 원장실 문도 닫혀 있었다. 원장실 관계자는 “오늘 출근 계획이 없으시다”고 말했다.
낮 12시가 되자 검찰 관계자가 서류가방을 하나 들고 나왔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학교를 떠났다.
일부 검찰 관계자는 이 시간 고려대로 가 압수수색을 했다. 압수수색이 어느 한 곳에서 한 게 알려지면 다른 곳에서 증거물을 파기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은 보통 동시에 여러 장소를 압수수색 한다.
고려대 압수수색 대상은 인재발굴처(옛 입학처)였다.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2학년 때 한 의학 논문의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 경력을 고대 입학 전형 자기소개서에 썼다.
검찰은 이 경력이 입학 과정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인지, 그 과정에 불법성이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검찰 관계자 7~8명이 아침에 예고 없이 찾아와 다소 당황했지만, 압수수색과 상관없이 학교 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은 8시간 정도 진행돼 오후 4시 30분 쯤 종료됐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검찰수사 통해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오후에 서울 적선동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한다고 알려졌다.
김태호ㆍ권유진ㆍ남궁민기자 kim.ta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