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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펀드 주인은 조카” “조카 소개로 펀드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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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은 사모펀드 투자회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74억여원의 투자를 약정한 것과 관련해 “오촌 조카인 조모씨의 소개로 투자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야권은 “해당 투자회사의 실질 주인은 조 후보자의 친척 조모씨”라고 주장했다.

74억 투자약정 사모펀드 논란 #야당 “조카, 대표자격 중국과 MOU” #조국측 “대표와 친분, 운용은 안해” #한국당, 위장매매 의혹 조국 고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오촌 조카인) 조모씨의 소개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씨가 투자 대상 선정을 포함해 펀드 운용 일체에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조씨가 해당 펀드의 실질 주인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코링크PE 대표와 친분관계가 있어 중국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관여한 사실이 있을 뿐이며 이 MOU도 무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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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코링크PE의 실제 운영자 조모씨가 회사 설립 과정에서 ‘조국의 친척’임을 강조해 왔다는 제보를 확보했다”며 “조 후보자의 투자 경위, 출자약정 내용은 불법 증여와도 연결돼 있다고 본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해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조모씨가 2016년 4월 28일 중국 장쑤성(江蘇省)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 6000억원 규모의 ‘산업기금 조성 및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코링크PE 대표로 나선 사진도 공개했다.

이날 준비단의 보도자료가 나온 후 김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조카 조씨가 실질적 오너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코링크PE 초대 대표부터 현 대표, 조카 조씨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오촌 조카 조씨는 ‘조선생’이라는 필명으로 2010년부터 네이버카페 ‘스탁포럼’을 운영해 왔다. 『원칙대로 손절하고 차트대로 홀딩하라』(2012년), 『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2015년) 등의 주식투자 관련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영하던 네이버카페는 11일 공지글을 통해 “18일에 폐쇄된다”는 방침을 밝힌 뒤 문을 닫은 상태다.

조 후보자 가족은 조 후보자의 청와대 정무수석 취임 2개월 뒤 코링크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라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74억5000만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하고 이 중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한국당 “조국 조카 청문회 증인 신청” 조 후보 조카, 네이버 주식카페 운영

조 후보자가 투자한 코링크PE는 이전까지 소규모 펀드만 운용했는데 투자한 회사가 최근 관급공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해 매출을 늘렸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 측은 15일 “법령에서는 공직자 및 가족 등에 대해 주식(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을 뿐, 펀드(간접투자)에 대한 규제는 없다”며 “후보자가 공직자가 된 이후, 배우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적법하게 주식을 처분하고, 그 자금 등으로 허용되는 펀드 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인사청문회 대책 TF 회의에서는 조 후보자가 74억5000만원을 투자 약정한 뒤 10억5000만원만 투자한 것도 불법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조 후보자와 코링크PE 측은 (이미 투자한 10억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64억원가량은 투자하거나 받을 생각이 없었던 약정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투자 금액, 설립 목적 등을 금융감독원에 허위보고했다는 자백으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동생과 조 후보자 동생의 전처, 전처의 동업자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 동생과 전처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밀린 공사대금 51억700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을 당시 채권양도 계약서가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적법한 절차”라고 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이날 오후 조국 후보자의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 후보자 부부와 동생의 전처 등 세 명이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부부가 부산시 해운대구 아파트와 빌라를 조 후보자 동생 전처 등의 명의로 차명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준비단은 “(전처인 조씨가) 후보자 측으로부터 우성빌라 구입 자금을 증여받았다. 증여세 납부 의무에 대한 지적이 있어 확인 결과 조씨는 세금 납부 의무가 있다면 향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조국 후보자는 이날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를 모두 부인하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내일이라도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모두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저의 현재 가족, 그리고 과거 가족 전체에 대한 의혹 제기를 잘 알고 있다.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감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해명을 하진 않았다. 대신 “그러나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 국민의 대표 앞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유성운·한영익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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