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도 하반기 성장률 하향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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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은행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낮춰 잡았다.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고 환율 하락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DI는 16일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였던 4.8%에서 0.3%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이 상반기 중 정점을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KDI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제시한 5.3%보다 0.2%포인트 낮은 5.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민간소비는 당초 4.8% 성장이 예상됐으나 물가상승 등에 영향받아 4.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건설투자는 당초 1.6%의 절반 수준(0.8%)으로 떨어져 더욱 악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수출기업이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으로 버티면서 연간 상품수출 증가율은 당초 11.9%보다 높은 1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분기에는 환율과 유가의 영향이 수출에 본격 반영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지난해(166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4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KDI의 경제전망은 경기둔화 조짐을 일부 반영하긴 했지만 올 하반기 성장률을 4.0~4.1%로 전망한 민간 연구소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편이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유가 급등이 지속된다면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돼 성장률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급락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현시점에서 거시정책의 기조를 변경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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