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차만별 대입전형료…올부터 산정 기준과 내역 공개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한양대 수시상담카페'에 수험생과 학부모가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한양대 수시상담카페'에 수험생과 학부모가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지원자가 납부하는 대입 전형료의 세부 편성 기준과 내역이 이달 말 최초 공개된다. 교육부는 전형 절차나 지원자 수 등 여건이 비슷한 대학들을 비교해 전형료를 과도하게 산정한 대학을 파악하고 조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달 31일, 대학알리미에 전형료 원가 공개

16일 교육부는 이달 31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각 대학의 2020학년도 대입 전형료 산정 기준과 세부 내역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각 대학은 대입 전형료의 예상 지출 내역을 ▶출제 ▶감독 ▶평가 ▶준비 및 진행 ▶홍보 ▶회의 등 6개 항목으로 분류해 정리하고, 항목별 경비는 참여 인원과 횟수·시간 등에 따라 산출 근거를 밝혀야 한다. 이를 통해 수험생들은 대학별 전형료의 원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지난해까지 대학들은 대입 절차를 모두 완료한 뒤 전년도 전형료 수입 총액과 지출 내역만 공개해왔다. 그간 학생·학부모는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인데, 어느 대학은 전형료가 10만원인데 다른 대학은 5만원으로 천차만별"이라면서 "일부 대학이 전형료를 과도하게 책정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그간 '깜깜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대입 전형료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대학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이고, 대학들은 전형료를 합리적으로 산정해 자발적으로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지원자 수나 전형방식이 비슷한 대학들을 비교해 전형료를 과도하게 산정한 대학이 있다면, 교육부 차원에서 적절한 조언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교육부가 획일적으로 대학의 전형료 단가를 정하는 건 아니지만, 과도하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히 코멘트를 하며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 전형료는 학교 교비로 산입되는 게 아니고 무조건 받은 만큼 사용하고 남는 비용이 있을 경우 응시자에게 모두 환급해야 한다"면서 "이미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세부 내역 공개 등이 더 이뤄진다 해도 대학 입장에서는 크게 바뀌는 게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4년제 대학 200여곳은 201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료로 1470억원을 받았다. 이중 4%인 72억원은 '전형료 환급 기준'에 따라 응시자들에게 반납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