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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가산디지털단지역···서울 직장인 출근길이 바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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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직장인은 아침에 어디로 출근할까. 지난 10년 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많이 달라졌다. 서울의 오피스 상권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2일 ‘서울시 직장인의 출퇴근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2008년과 2018년의 출퇴근 길을 분석했다.

아파트형 공장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가산디지털단지 전경. [중앙포토]

아파트형 공장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가산디지털단지 전경. [중앙포토]

출근 시간대(오전 5~10시) 지하철(1~9호선과 분당선) 역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하차하는 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1, 7호선)으로 나타났다(2018년 기준).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가산디지털단지는 6700여 개 중소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는 국가산업단지다. 정보기술(IT) 업종이 30.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2008년)만 해도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출근자 수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벤처업계 본거지로 자리 잡으면서 2018년엔 1위에 올랐다.

반면 2008년 출근시간 대 하차 승객 수 1위였던 강남역(2호선)은 5위로 떨어졌다. 삼성역(2호선)도 3위에서 8위로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선릉·강남·역삼·삼성역 같은 강남지역 지하철역 4곳이 10위권을 지켰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시 직장인의 출근지역은 강남구가 1위지만, 10년 전보다 서남·동북권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며 “오피스타운과 상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근시간(17~21시) 지하철 승객이 가장 많이 하차하는 곳은 잠실역(2, 8호선)으로 조사됐다. 이어 홍대입구역(2호선), 신림역(2호선) 순이다. 퇴근 지하철역 역시 10년 전엔 1위가 강남역(2호선)이었지만 2018년엔 6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거주지뿐 아니라 저녁약속 장소로 잡는 상권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 8분이다. 편도 기준으로는 34분으로 10년 전(34.5분)과 별 차이가 없다. 출근인구의 약 53%는 대중교통(버스·지하철)을 이용한다.

거주 지역(자치구 기준) 안에 직장이 있는 경우엔 출퇴근 시간이 42분(편도 21분)으로 줄어든다. 이 중 3분의 1은 도보로 출근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직장과 거주지가 같은 자치구에 있는 ‘직주근접’의 비중은 10년 전 46%에서 51%로 늘었다.

‘워라밸’ 현상으로 10년 전에 비해 서울시 직장인의 퇴근시간은 빨라졌다. 대기업 본사와 공공기관이 모여있는 도심권(시청 지구)의 퇴근 시간대(17~21시) 지하철 승차객 비율을 살펴보면, 19시 이전이 62.8%를 차지한다. 이는 10년 전보다 8.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직장인 퇴근 시간이 19시 이전으로 당겨졌음을 드러내준다.

*도심권 지하철역 기준,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도심권 지하철역 기준,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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