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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자 "일본, 싸울 준비 안된 채 한국과 무역전쟁 시작"

중앙일보

입력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4일 일본행 여객선이 오가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여행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4일 일본행 여객선이 오가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여행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일본 경제전문 기자가 자국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에 대해 "일본 정부가 싸울 준비가 안 된 채 전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도쿄지국 부국장 등을 역임한 프리랜서 언론인 윌리엄 스포자토는 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 기고를 통해 "일본 정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수출규제 카드를 꺼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스포자토는 "이런 발표를 할 때는 이유를 뒷받침할 최소한의 증거, 전문 매체와 외교관들의 백브리핑,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한 명쾌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 제시가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불매운동 등 예상치 못한 전개에 대비할 계획이 마련돼야 했지만 우리가 본 건 여러 모순되는 입장들과 일본 당국자들의 애매모호한 빈정거림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는 통상을 무기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많은 유사점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스포자토는 일본이 극단적 태도를 취하는 국가로 보이게 한 원인 중 하나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19일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불러 말을 끊고 면박을 주는 등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을 꼽기도 했다.

그는 "핵심 산업에 대한 위협에 굴복할 나라는 없으므로 일본 정부는 큰 역풍에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경제에 미칠 부작용의 규모를 예상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힘(strong-arm)을 내세운 정치는 매우 까다롭다"면서 "아베 총리는 곧 '정치는 사업에 나쁘다'는 속담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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