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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평화경제'에···황교안 "北 미사일 쏘는데" 유승민 "허풍칠 때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경제보복에 의한 주가 폭락 등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 평화경제 땐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는다”고 발언하자 야권은 6일 일제히 맹비난하고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경북 영천시 대창면 구지리의 한 복숭아밭에서 수확한 복숭아를 상자에 모으고 있다. 황 대표의 이날 방문은 지난 5월 10일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당시 과수농가의 복숭아 적과(열매솎기) 작업을 돕기 위해 황 대표가 마을을 방문했을 때 ’복숭아가 익으면 다시 방문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다시 마을을 찾게 됐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경북 영천시 대창면 구지리의 한 복숭아밭에서 수확한 복숭아를 상자에 모으고 있다. 황 대표의 이날 방문은 지난 5월 10일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당시 과수농가의 복숭아 적과(열매솎기) 작업을 돕기 위해 황 대표가 마을을 방문했을 때 ’복숭아가 익으면 다시 방문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다시 마을을 찾게 됐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오전 경북 영천의 한 복숭아 농가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환상에 빠져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발언을 두고서다.

황 대표는 “대통령은 남북경협이 잘 되면 평화경제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바로 하루 만에 북한에서 미사일 도발을 했다. 미사일을 쏘는 사람들과 어떻게 경협을 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적 노력과 정치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를 방기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정말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남의 이야기라도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국민들 분통 터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평화경제 운운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청와대는 계속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엄중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 같은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나 원내대표는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기를 짚으며 “사태 해결의 관건은 우리 기업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ㆍ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 정상화”라며 “그런데 이와 관계없는 북한과 경협이란 너무나 엉뚱한 솔루션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상 속 희망과 실현 가능한 대안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북한 퍼주기 구실을 만들어 버렸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는 북한 중독이다. 결국 또 북한인가. 북한 말고는 할 말이 없는가”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할 말을 잃는다”라며 “인구 규모가 아닌 지식과 정보, 기술 수준과 혁신역량이 경쟁력과 부를 만드는 세상이다. 지금 청와대와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신선이 노니는 세상과 보통사람인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른 모양”이라며 “ 경제 현실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의 청와대, 그래서 문제해결 능력도 없음을 만방에 알리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 분쟁의 근본적 해법 중 하나로 일본 경제가 우위에 있는 경제규모·내수시장을 잡기 위해 '평화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 분쟁의 근본적 해법 중 하나로 일본 경제가 우위에 있는 경제규모·내수시장을 잡기 위해 '평화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스1]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에 대해 "대통령이 지금 허풍이나 칠 때인가”라고 했다.

유 전 대표는 “핵을 절대 포기 못 하겠다고 버티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과 도대체 언제, 어느 세월에 경제협력을 해서 일본을 이기겠다는 건가”라며 “개성공단도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라는 허무맹랑한 미사여구로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현혹하려 하는가”라고 했다. 이어 “일본과 경제전쟁을 시작하겠다면 국민과 기업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똑바로 알고, 대통령부터 단단히 각오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총알받이는 국민과 기업”이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을 향해 “더는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대북 평화경제 같은, 주가를 더 떨어뜨리는 발언은 즉각 철회하라”며 “문 대통령의 몽상가적 발언에 굳이 야당이 비판할 필요도 없었다. 북한이 꿈 깨라면서 새벽에 미사일로 직접 화답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합참은 “북한이 6일 새벽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2회의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이후 2주간 4번째 발사체 발사다.

하 의원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다고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에 방사포를 쏘아 대는데 대통령은 대북 평화경제 같은 한심한 이야기나 하면서 뜬구름만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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