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또 수천만의 마음 사로잡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행진
잭 캔필드 외 지음, 이현정 옮김
도솔출판사, 452쪽, 1만1900원

행복
스펜서 존슨, 안진환 옮김
비즈니스북스, 224쪽, 1만원

이 두 책에는 '전 세계 수천만 독자들의 삶을 바꾸고 감동시킨'이라는 꾸밈말이 붙어 있다. 도대체 어떤 지은이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책 앞으로 불러 모았을까 궁금해진다. 비결은 '감정'이다. 강력하게 전염되는 사랑과 우정과 희망의 따스함이다. 당신이 힘들고 우울할 때 읽으면 욕조에 푹 잠긴 듯 온몸을 감동의 물결로 적셔줄 일화가 이어진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전작의 후속편이라는 덤도 무시할 수 없다. '더 좋은…'은 '영혼을 위한 치킨 수프 101가지 이야기', '행복'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후광을 업고 있다.

'더 좋은…'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책이다. 자기 자식을 죽인 살인범을 오랫동안 증오하다가 얼굴을 맞대는 순간에 용서하고 손을 잡는 한 어머니의 육성은 뜨겁고 진하다. 길거리에서 만난 노숙자는 말한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우리는 절대 알 수 없잖소. 바로 '지금'이 우리가 가진 전부요. 지금 이 순간이. 내게 들어오는 것을 가질 뿐이고, 그렇게 웃으면서 사는 거지. 나는 행복해! 가장 중요한 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노숙자의 행복론은 '행복'이 전하는 메시지와 통한다. 행복을 찾아 나선 주인공 존이 조언자인 프랭크 아저씨와 나누는 대화 끝에 얻은 결론은 '문제의 답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는 것. "세상의 행복은 바로 나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지리멸렬해 보이던 삶은 소중한 선물로 바뀐다. 너무 평범하고 진부한 한마디라고? 앞서 읽은 수천만 명 독자도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가 수프와 치즈에 빠졌다는 이야기.

정재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