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NS는 韓日 고위급 전쟁터…유명희 “日, 일방적 무역제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이 2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 한·일 정부 고위 인사 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 설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페이스북에서 일본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한 데 이어, 4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일본 조치를 비판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 직후 트위터에서 한국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 중인 유명히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 중인 유명히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유명희 페북, “日 조치, 개방·포용 무역 지향하는 RCEP 취지 배치”

유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측 조치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체제를 지향하는 RCEP 취지에 배치된다”며 “(RCEP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RCEP 국가 간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고 밝혔다. 특히 “RCEP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의 조치가 단행된 점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세코 日 경제산업상, 트위터로 "한국 측 주장 전혀 맞지 않아" 

세코 경제산업상은 RCEP 회의 직후 유 본부장 발언에 대해 총 8차례 트윗을 남기며 반박했다. 그는 “RCEP 장관회의에서 한국이 (회의와) 전혀 상관없는 일본의 수출관리조치에 관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나도 곧바로 반론하겠다”며 “이번 대한(對韓)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는 안전보장 목적으로, WTO 위반이란 (한국 측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2일 도쿄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이어 일본 외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2일 도쿄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이어 일본 외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 본부장은 이에 “RCEP는 역내 국가 간 교역장벽을 완화하고 경제통합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자리”라며 “일본의 조치는 역내 경제통합을 저해하고 공급망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이고 자의적 무역제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일본이 지난 6월 말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만큼, 말과 행동이 모순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 본부장은 “RCEP에 참석한 대부분 국가는 일본의 조치가 다자(多者)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일방주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며 “특히 일부 국가는 일본의 조치가 자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성윤모 장관, 윤도한 수석도 페북으로 日 조치 비판

이에 앞선 3일 성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두고 “대화와 협의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일본이) 외면한 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4대 국제 수출 통제체제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수출통제 조약들에 모두 가입한 아시아 유일의 국가인 만큼,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다른 아시아 국가 등과 동등한 취급을 한 것”이라는 일본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청와대 참모도 SNS 설전에 동참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외무 부대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무례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일본의 무도함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느낌”이라며 “차관급 인사가 상대국 정상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게 과연 국제 규범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