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 “9월부터 3000억 달러 중국제품에 10% 관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47호 11면

트럼프. [신화통신=연합뉴스]

트럼프. [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중국 관세전쟁의 3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3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10% 부과를 알렸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중국 무역협상을 하고 있는 중인데, 9월1일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작은 규모인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3라운드 #‘메이드 인 차이나’ 소비재 타깃 #협상에 소극적인 중 압박 카드 #중국은 보복조치 즉각 안 내놔

중국은 즉각 보복조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일 태국 방문 중에 “방금 (관세부과) 소식을 들었다”면서 “추가 관세는 경제 무역 마찰을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관세전쟁의 3막에 해당한다. 첫 번째 막은 지난해 6월 시작된 중국산 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25% 부과였다. 2막은 지난해 9월 트럼프가 중국산 2000억 달러에 관세 10%를 부과하면서 올랐다.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는 올해 5월 25%로 인상됐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등은 “3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10%가 부과되는 9월1일부터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에 보호관세가 매겨진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번 관세 타깃은 아이폰과, 노트북, PC, 장난감 등 ‘메이드 인 차이나 소비재’다. 이전까지는 중간재나 장비류가 관세부과 대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기업이 관세를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하면,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충격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관세를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번 관세 효과는 중국산 수입 억제가 아니라 애플 등 미 기업과 수입업자의 수익력 악화”라고 분석했다. 소매업자 이익단체인 의류신발협(AFA) 부회장인 스티븐 라머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새 관세가 중국 제조회사가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을 강타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류 42%와 신발 69%가 중국산이다.

트럼프의 추가 관세 직후 애플 등 중국 제조 의존도가 큰 미 기업의 주가가 2% 안팎으로 미끄러졌다. 하루 뒤인 2일 동아시아 정보기술(IT) 종목의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그 바람에 일본 닛케이225과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가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이유는 지지부진한 무역협상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 협상단이 (베이징에서) 돌아왔다”며 “우리는 중국과 석달 전에 합의를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슬프게도 중국은 서명 전에 재협상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파국을 원치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과 긍정적인 대화가 이어지기를 고대한다”며 “미·중 두 나라 미래가 아주 밝을 것으로 느낀다”고 했다. 이날 관세가 ‘협상 촉진용’인 셈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9월 추가 관세 카드로 협상을 촉진한 적이 있다. 그때 트럼프는 중국이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자 2000억 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중국이 협상에 적극성을 보였다. 그해 12월 트럼프와 시진핑(習近平) 중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개시와 관세전쟁 휴전을 선언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