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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화이트국 배제 강행 땐, 문 대통령 대국민담화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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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했다. 왼쪽부터 정의용 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문 대통령, 김상조 정책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상황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했다. 왼쪽부터 정의용 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문 대통령, 김상조 정책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사진 청와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관계부처 장관들과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대책을 점검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45분까지 2시간 15분 동안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로부터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상황점검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참석했다.

통상 청와대 회의가 1시간~1시간 30분가량 진행되는 것에 비해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길게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만큼 문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들이 체크할 점이 많았다는 뜻으로, 청와대는 물론 관계 부처들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회의 때 나온 문 대통령의 발언이나 메시지를 따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상황 점검 회의에선 이날 오전 태국 방콕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간의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 결과를 보고받고 관련 논의도 진행됐다. 회담 때 강 장관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한·일 군사정보 보호 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라는 뜻을 전했을 정도로 양국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날 회의에선 일본 각의가 화이트 리스트 배제를 결정할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도 점검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의 결정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직접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일(對日)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거나, 5일 열릴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 총리가 주재하는 관계 장관 회의, 홍남기 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 장관 회의를 연쇄적으로 열고 대응책을 발표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4일 열릴 예정인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고강도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이 총리를 따로 만나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향후 한국 정부가 대일 특사를 보낼 경우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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