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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학부모 ‘무릎호소’ 서진학교 개교 내년 3월로 또 연기,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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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학부모들이 '무릎호소'까지 하면서 설립을 요구했던 특수학교 개교가 내년으로 또 미뤄졌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포토]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무릎호소'까지 하면서 설립을 요구했던 특수학교 개교가 내년으로 또 미뤄졌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포토]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무릎까지 꿇고 학교 설립을 요구했던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개교가 내년 3월로 또 한 번 연기됐다. 당초 올해 3월 문을 여는 게 목표였지만 세 차례 미뤄지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개교를 올해 11월에서 내년 3월 1일로 연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긴 했지만 이대로 개교하면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학기 중에 전학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며 “장애학생 학부모들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 개교 연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서진학교의 개교 시점은 올해만 세 번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 문 여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8년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 규모를 확대하고 내진보강설계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교 시점을 9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공사가 지연되면서 완공일이 11월로 또다시 늦춰졌다.

공사가 지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 제기 때문이다. 서진학교는 공진초가 있던 건물을 일부 재활용해 설립하는 상황이라 보통 학교 건물을 짓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사 시작 후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소음 관련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공사가 더디게 이뤄졌다. 서진학교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고, 교육시설도 섞여 있어서다.

개교가 계속 미뤄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장애학생 학부모들에게 공사가 완료되는 일부 건물만 먼저 문을 여는 것도 제안했다. 서진학교는 기존 공진초를 리모델링한 건물과 신축 건물로 구성되는데, 9월쯤 완공되는 리모델링 건물부터 문을 여는 게 어떤지 물은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진학 순서를 두고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것이 예상돼 학부모들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진학교는 지난 2016년 설립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쳤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2018년 8월 착공을 시작했다. 2017년 9월에는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서 이른바 ‘무릎호소’ 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게 영향을 끼쳤다.

한편 서진학교와 같은 때 공사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나래학교는 예정대로 2학기가 시작하는 9월 1일 개교한다. 나래학교는 서진학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어 민원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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