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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끝에 서단 "두동강"|미협서 서예협회 창립멤버 37명 제명처분 강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미술협회가 미협서예분과에 적을 둔채 한국서예협회창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 37명에 대한 제명을 결행함으로써 서단양분이 완전히 기정사실화하게 됐다.
한국미협측은 지난 7월4일 제5차이사회를 열고 서협임원들에 대한 강징계안을 만장일치로 결의, 7월15일 김태정이사장을 비롯한·서협임원 39명에게 『8월15일까지 서협을 탈퇴하지 않을 경우 미협회원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요지의 통보문을 보냈으나 시한을 넘기도록 이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이 없자 제명처분을 강행하고 나선것.
김서봉미협이사장은 『이들이 15일이란 시한을 넘겼으므로 이사회결의에 따라 미협회원자격을 자동적으로 상실하게 됐다』고 밝히고 『다만 지금이라도 서협을 탈퇴, 새로 미협입회절차를 밟는 인사에게는 조건없이 문호를 열겠다』고 말했다.
미협측은 제명통보를 받았던 39뎡의 서협임원중 서협에 탈퇴서를 제출한 인사는 조종국씨(서협부이사장)와 전도진씨(서협전각분과위원장)등 2명이며 이들은 당초 결정대로 미협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협의 이같은 제명강행에 대해 한국서협측은 당초 제명무효가처분신청등의 사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한다는 매우 경직된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내부여론을 수렴, 미협측의 처사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정한국서협이사장은 『서협은 창립이래 지금까지 13개 직할시·도지부와 26개 지회를 창립, 2천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아직 법인등록은 안된 상태이나 계속 지방조직을 확대시켜가면서 오는 9월에 있올 대한민국서예대전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서협의 존재의의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미협은 오는10월20일부터 11월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제1회 대한민국서예대전을 개최키로 하고 원서를 입부중이며 한국서협도 9월23일부터 10월22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역시 제1회 대한민국서예대전이란 같은 명칭의 공모전을 열 계획아래 한창 작품을 접수하고 있다.
미협과 서협의 서예대전은 명칭은 물론 모집부문·작품규격·출품요령·시상내용까지도 같아 그동안 「공연한 중복행사」란 비판과 함께 두 단체의 통합을 전제로한 서예대전 일원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았었다.
지난 6월 미협서예분과측과 서협측은 두차례에 걸쳐 대전통합을 놓고 막후협상을 가졌으나 결렬된 것으로 알러졌는데 이번 미협의 제명처분으로 양단체의 통합가능성은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보는 것이 서단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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