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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 구조물' 불법 증축 의혹···광주 클럽 예고된 인재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사진은 사고가 난 클럽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사진은 사고가 난 클럽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지자체가 불법 증축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목격자 “수년 전 왔을 때부터 위험해 보여”

27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해당 클럽은 건물 2층 영업장 내부에 ‘ㄷ’자 형태의 복층 구조물을 설치해 영업했다.

복층 전체 면적 300여㎡ 가운데 입구 쪽을 제외한 약 200㎡는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증축한 것으로 행정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구조물이 무너져내린 곳도 불법 증축한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구조물이었지만 클럽 측은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아 손님들은 자유롭게 복층을 오르내렸다.

이와 관련해 건물주는 “시설물 배치 등을 고려하면 100여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고 말했지만, 소방당국은 CC-TV 분석 결과 사고 당시 클럽에는 370여명(소방 추산)이 입장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올라가면서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문제였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직후 대피하는 손님들의 모습. [연합뉴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직후 대피하는 손님들의 모습. [연합뉴스]

사고로 부상을 입은 김모(32)씨는 “갑자기 사람들이 위에서 와르르 쏟아지면서 파편이 튀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ㄷ'자 형태로 생긴 바(bar) 주변 탁자에 앉아 술을 마시다가 사고를 당했다.

김씨 증언에 따르면 건물 2층에 자리한 클럽 안에서는 바를 중심으로 많은 내외국인 손님이 모여 금요일 밤을 보내고 있었다.

김씨는 “수년 전 클럽에 처음 왔을 때부터 위험해 보이는 구조물이었다”며 “메인 자리라서 그쪽에 손님들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머리 바로 위에 있던 단상 형태의 복층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고 설명했다. 음악 소리가 컸고, 주변 손님들의 대화 소리까지 뒤섞여 별다른 붕괴 조짐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 사고로 김씨는 머리와 왼쪽 팔 피부가 찢어지고 허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술자리에 동석한 김씨의 친구 4명도 비슷한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

김씨는 “구조물 바로 아래보다는 대각선 방향으로 밑에 있던 사람들이 많이 다친 듯했다”며 “광주수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로 보이는 남녀 외국인들도 구조물 아래쪽에 20명 정도 모여있었다”고 말했다.

그는“이 클럽을 가끔 왔는데 오늘 같은 일이 언젠가는 날 것 같은 예감을 평소 느꼈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은 불법 증축에 대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3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수구 선수 등 외국인 4명이 포함됐다.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간 뒤 개인적으로 병원을 찾아 당국이 집계하지 못한 경상 환자도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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