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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K리그, 호날두 빠진 유벤투스와 3-3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팀 K리그 공격수 세징야(대구)가 전반 종료 직전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직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호날두는 이날 벤치에서 세징야의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뉴스1]

팀 K리그 공격수 세징야(대구)가 전반 종료 직전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직후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호날두는 이날 벤치에서 세징야의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뉴스1]

끝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5000여 명의 팬들이 한 목소리로 “호날두”를 외쳐봤지만 응답은 없었다. 팀 K리그는 호날두가 빠진 유벤투스를 상대로 세 골씩 주고 받은 끝에 3-3으로 비겼다.

팀 K리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 축구 명문 유벤투스와 친선 경기에서 전반 4분 오스마르(서울)의 선제골, 전반 45분 세징야(대구)의 추가골, 후반 5분 타가트(수원)의 세 번째 골을 묶어 3-1까지 스코어를 벌렸지만, 후반 중반 이후 두 골을 내주며 유벤투스와 3-3으로 비겼다.

유벤투스는 전반 5분 사이몬 무라토레가 첫 골을 넣었다. 1-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34분 블레이즈 마투이디가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36분 마테우스 페레이라가 한 골을 보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당일 중국 난징에서 건너온 유벤투스는 정해진 스케쥴을 줄줄이 펑크내 빈축을 샀다. 예정된 일정보다 두 시간 늦게 한국에 건너왔고, 이로 인해 미리 예정돼 있던 호날두의 팬 미팅과 팬 사인회를 취소했다.

선수단 숙소에서 느지막히 출발한 탓에 킥오프 시간으로 예정된 오후 8시까지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초유의 지각 사태도 일으켰다. 통상적으로 경기를 앞둔 선수단은 한 시간 반 전에 경기장에 도착하지만,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를 한 시간 앞둔 오후 7시께 숙소에서 출발했다.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매만지는 호날두. 45분 이상 출전한다던 당초 발표와 달리 경기 내내 벤치에 머물러 6만5000여 관중들의 야유를 들었다. [뉴스1]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매만지는 호날두. 45분 이상 출전한다던 당초 발표와 달리 경기 내내 벤치에 머물러 6만5000여 관중들의 야유를 들었다. [뉴스1]

유벤투스의 간판스타 호날두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당초 계약서에 45분 이상 경기에 출전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날두는 전ㆍ후반 내내 벤치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전반에 호날두의 출전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며 환호하던 6만5000여 팬들도 후반에는 야유를 보냈다.

애시당초 경기 당일 입국해 곧장 그라운드에 오르도록 한 빡빡한 일정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벤투스 초청사의 운영 미숙을 탓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카운터 파트너로 이번 행사를 공동 주관한 프로축구연맹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전광판에 호날두가 비출 때마다 야유를 보내던 관중들은 후반 종료 직전 한 목소리로 “메시”를 연호하며 호날두를 도발했다. 호날두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고가의 입장권을 구매하고, 호우 경보를 뚫고 경기장을 방문한 수고가 허사로 돌아간 것에 대한 배신감의 표현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또 한 번 커다란 야유로 물들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날두는 더이상 '우리 형'이 아니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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