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장 큰 어려움은 국민통합…참 간절한데 잘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적 어려움이나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는 함께 마음들이 모이면 좋겠다”며 “제일 큰 어려움은 역시 국민 통합 문제”라고 말했다.

불교 지도자 초청 靑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조계종·천태종 등 한국 불교지도자를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통합이)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참 잘 되지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 교회 주요 교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데 이어 종교계에선 두 번째로 불교계와 만났다.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요즘 세상사가 쉬울 때가 없지만 요즘 우리 국민들이 아주 힘들다”며 “우선 경제가 힘들고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아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국민들 마음이 다 같을 순 없다”면서도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거듭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도 다르고 그래서 생각의 차이가 있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는 없다”면서도 “우리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미·중 갈등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추경안 처리 등에 속도가 나지 않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정부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은 불교계에서 북한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하면서 정부를 지원해 주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또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은 먼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불교와 자신의 인연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옛날에 젊은 시절에 고시 공부를 할 때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공부한 일이 있었고, 또 진관외동 서울에 선림사에서도 한 몇 달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며 “그 후에도 좀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또는 불교 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사 7곳 가운데 안동 봉정사를 방문한 소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 사실을 알리기도 하고 여름 휴가철에 외국에만 가지 말고 사찰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갔다”며 “그런 목적과 상관없이 정말 떠나기가 싫을 정도로 참으로 편안한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탐진치(貪瞋癡)’ 3독으로부터 벗어나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저를 이 자리에 올 때까지 제게 계속해서 각성을 준 아주 매우 큰 가르침”이라고도 말했다. ‘탐진치’는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노여움·어리석음을 일컫는 말로, 이 세 가지가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기에 삼독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답사에서 “작금의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를 내세워서 수출 규제를 한 데 대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님의 큰 지도력을 따라서 함께 단결하여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