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이라더니 2발 다 600㎞ 넘었다…軍 미사일 탐지실패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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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KN-23)의 위력시위사격. [조선중앙통신]

26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KN-23)의 위력시위사격. [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는 25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 “러시아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KN-23으로 분류하고 있다. KN(Korea, North)은 북한의 발사체에 붙는 코드명이다.

또 2발 모두 사거리가 600㎞를 넘은 것으로 평가했다. 25일 당일에도 합참은 두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를 430㎞에서 690㎞로 고쳤다. 미국의 다양한 탐지 자산을 통한 분석으로 평가를 다시 내렸다면서다. 첫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는 430㎞로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25일 북한의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포물선 모양)를 그리지 않았다”며 “상실 고도(레이더가 포착하지 못하는 고도) 아래에서 풀 업(pull-up) 기동을 추가로 한 것으로 드러나 차이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풀 업 기동은 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갑자기 다시 상승한 뒤 급강하는 기동이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 매체는 26일 보도에서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 궤도”라고 설명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 적의 레이더나 요격 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기동”이라며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KN-23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비교. [연합뉴스]

KN-23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비교. [연합뉴스]

합참 관계자는 탐지 실패 논란을 의식한 듯 “우리의 탐지 자산은 북에서 남으로 쏘는 발사체를 거의 다 잡을 수 있다”면서 “25일의 경우 동해 쪽으로 발사해 탐지 거리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이동형 미사일발사대(TEL)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추적하고 있었다”며 “25일엔 모든 탐지 자산을 투입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25일 발사한 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 모두 600km 넘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5일 발사한 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 모두 600km 넘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합참은 또 “북한이 지난 5월 두 차례 쏜 미사일과 25일 미사일은 유사한 점이 많지만, 아직 동일한 미사일인지 최종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25일 미사일은 아직 시험 발사단계이며, 실전 배치는 안 됐다는 게 합참의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운용 중인 패트리엇을 중심으로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대응 능력을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지켜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지켜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한편 한ㆍ미연합군사령부는 26일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북한의 KN-23 2발 발사에 대해 “대한민국이나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며 우리의 방어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일부러 저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사 측은 “탄도 미사일의 능력은 위협적”이라며 “25일 미사일은 한국이나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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