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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10대부터 노장 30대까지…수영에 나이 제한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이제 수영에 나이 제한은 없어 보인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는 10대 후반부터 20대, 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걸출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보통 수영 선수의 전성기는 21세로 비교적 빠른 편이다. 그래서 수영은 올림픽에서 10대~20대 초반의 신예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도 깜짝 스타가 대거 등장했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우승한 헝가리 크리스토프 밀라크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우승한 헝가리 크리스토프 밀라크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0년생 크리슈토프 밀라크(19·헝가리)는 24일 남자 접영 200m 결승전에서 1분 50초 73으로 우승했다. 그것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4·미국·은퇴)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세웠던 세계기록(1분 51초 51)을 10년 만에 갈아치우고 정상에 올랐다. 밀라크는 "터치패드를 찍고 돌아서서 전광판의 기록을 확인했을 때, 모든 긴장이 풀리고 기쁨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2·미국)를 누른 아리아 티트머스(19·호주)도 밀라크와 같이 혜성으로 떠올랐다. 티트머스는 여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했다. 은메달을 딴 러데키는 금메달을 놓친 것에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했다. 반면 티트머스는 "스스로 잘 해낼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승리가 놀랍지는 않다"고 당차게 말했다.

10대 스타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30대 노장들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페데리카 펠레그리니(31·이탈리아)다. 펠레그리니는 지난 24일 대회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10대 후반의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나이가 들면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펠레그리니는 초반 50m에선 7위에 그쳤다. 그러나 펠레그리니는 한 명씩 따라잡으면서 마지막에 선두로 들어오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이탈리아 페데리카 펠레그리니가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여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이탈리아 페데리카 펠레그리니가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펠레그리니는 만 16세의 나이였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이탈리아 스포츠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대 후반에 들어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4위를 기록한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세월은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펠레그리니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다시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철녀' 카틴카 호스주(30·헝가리)에게 은퇴는 먼 이야기다. 그는 이번 대회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여자 선수 최초로 이 부문 4연패를 달성했다.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등 수영의 모든 영법을 구사해야 하는 개인혼영은 육상 10종 경기에 비유된다. 그 정도로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데, 호스주는 10~20대 선수들이 제치고 여전히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

1980년생인 브라질 니콜라스 산토스(39)는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22초79의 성적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선수권대회 최고령 메달 기록을 경신했다. 30대 나이는 수영 선수에게는 환갑이다. 펠프스가 30대 초반이었던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5관왕에 오르면서 건재함을 보여준 이후 30대 선수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평영 50m 결승에서 영국 애덤 피티가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평영 50m 결승에서 영국 애덤 피티가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대 노장들을 따라 20대 선수들도 정진하고 있다. '평영의 왕' 애덤 피티(25·영국)도 남자 평영 100m 준결승에서 세계신기록(56초 88)을 세우며 우승했고, 남자 평영 50m까지 휩쓸었다. 케일럽 드레슬(23·미국)도 세계선수권 2회 연속 7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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