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의 길 갈 것…총선 후보단일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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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가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가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2년 만에 다시 당권을 잡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연일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14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에 참배한 심 대표는 “이번 당직 선거를 통해 5만 당원들은 총선 승리와 진보 집권의 길을 열어가자는 힘찬 결의를 모았다”고 말했다.

당대표 첫 행보 노회찬 묘소 참배

지난 12일 당 대표 선거에서 83.58%의 득표율로 당선됐을 때도 심 대표는 “더는 정의당을 ‘범여권’으로 분류하지 말아달라.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갈 것”며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하겠다. 후보 단일화는 우리 당의 원칙이 아니다”라고 했었다. 심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2중대’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보 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부터 2년 동안 당 대표직을 맡았던 이정미 전 대표 역시 고별 기자회견(11일)에서 “민주당 2중대 프레임을 떨쳐내기 위한 2년이었다. 민주당이 하는 일에 대해 무작정 박수 치고 밀어준 일이 머릿속에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내달로 예정된 개각 때 ‘데스노트’를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의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낙마 대상자로 꼽았고 실제 대부분 낙마했다.

정의당이 독자 노선을 강조하고 나설수록 민주당은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범여권으로 분류된 정의당은 지난 패스트트랙 국면이나 입법 과정,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은 일종의 제로섬(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관계”라며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범진보 개혁 진영의 외연을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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