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일본 수출제한 훨씬 전 배터리 핵심소재 대비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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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신학철

“(일본 정부가 규제한) 3가지 특정 물질과 관련해 LG화학이 영향을 받는 부분은 없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첫 간담회 #SK와 배터리 소송엔 ‘윤리’ 강조 #디스플레이도 “일본 영향 제한적”

신학철(사진) LG화학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전략과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그는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은 일본 수출 제한 이슈가 생기기 전에 공급처를 다변화했다”며 “일본 수출 제한이 확대된다고 해도 원재료 공급 지역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꾸고 더 높은 단계로 혁신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4가지 경영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이다.

신 부회장은 “2024년까지 글로벌 톱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12% 수준이던 유럽 매출 비중은 2024년까지 29%로 늘리는 게 목표다. 신 부회장은 “올해 연말이면 전체 매출 중 70%가 해외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 말미에 기업윤리와 준법정신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과의 국내외 소송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기업윤리와 준법정신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관으로 내재화할 것”이라며 “LG화학뿐만이 아니라 여느 글로벌 기업도 영업비밀을 포함한 지식재산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수출규제 영향 제한적”=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도 9일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산업미래전략포럼’ 자리에서다. 강 부사장은 “일본이 규제한 소재 품목 3가지 중 디스플레이는 불산(불화수소·HF)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미 중국과 대만에서 수입한 불산이나 국내산을 제품 생산에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전략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패널을 만들 때 쓰는 고순도 불화수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이와 관련 강 부사장은 “현재 판단으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책을 잘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대만 등 일본 이외 지역에서 대체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강기헌·김영민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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