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자민당 의원 "좀더 어른이 돼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부품에 대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부품에 대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요구한 데 대해 일본 정치권에선 싸늘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자민당의 12선 중진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말만 들어달라는 것으론 국제적인 신뢰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좀 더 어른이 되는 쪽이 좋다”고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9일 전했다.

문 대통령 철회 요청에 日 정계 싸늘한 반응 #'답답한 소리'…"선거 뒤에도 아베 태도 그대로" #요미우리 "이번주 중에라도 일본서 협의"

또 신문은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정당성을 계속 주장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정치적 목적’의 보복으로 규정하는 등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카드로 해석하는 한국의 기류에 대해서도 일본에선 ‘답답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도쿄신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참의원 선거 뒤에도 아베 총리가 태도를 완화하는 일은 없다”고 일본 당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양국간 협의 요청은 일단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일·한 양국 정부가 이번주 중에라도 일본에서 당국자간 협의를 여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9일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일본 측은 ‘금수조치가 아니라 무역관리의 재검토’라는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이번 협의가 양국이 고수해온 입장만 밝히는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