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원, '화성 개조' 프로젝트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중국 과학원의 어우양즈위안 원사가 산둥성 르자오에서 열린 '2019 위성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중국 중신망]

중국 과학원의 어우양즈위안 원사가 산둥성 르자오에서 열린 '2019 위성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중국 중신망]

중국이 화성을 개조해 인류의 제2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5~7일 중국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에서 개최된 ‘2019 위성 포럼(2019軟件定義衛星高峰論壇)’에서 중국 과학원의 어우양즈위안(歐陽自遠, 84) 원사는 중국이 2020년부터 본격적인 화성 탐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와 홍콩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 수석 과학자이기도 한 어우 원사는 포럼에서 중국의 화성 탐사 계획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화성 탐사가 내년 7~8월 시작된다고 말했다.
인류의 화성 탐사는 이제까지 45차례 시도로 18차례 성공해 40% 성공률을 보였다. 아무 때나 화성 탐사에 나설 수 있는 게 아니다. 26개월에 한 번 정도 기회가 온다. 이유는 지구가 365일에 걸쳐 태양을 한 바퀴 돌 때 화성은 약 687일이 걸린다.
따라서 지구와 화성이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을 때 탐사를 할 수 있는데 이런 기회가 26개월에 한 번씩 온다는 것이다. 이때 지구에서 탐사선을 발사해 화성 궤도로 가는 데만 7개월 정도가 걸린다.

중국의 화성탐사는 2020년 7~8월 반딧불 2호 위성 발사로 시작된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화성을 개조해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첸시난망 캡처]

중국의 화성탐사는 2020년 7~8월 반딧불 2호 위성 발사로 시작된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화성을 개조해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첸시난망 캡처]

어우 원사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 탐사선은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화성 주위를 돌 위성, 화성에 내리는 착륙기, 그리고 화성에서 움직이는 화성차(車) 등이다. 이 세 가지가 합동으로 화성을 탐사하게 되는 데 화성차는 이미 제작한 상태라고 그는 밝혔다.
탐사는 세 가지 목적을 갖고 진행된다. 첫 번째는 인류가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로 도대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여부 탐사다. 이는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한 적이 있는가, 또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건과 환경은 무엇인가 등의 조사와 함께 진행된다.
두 번째는 화성 본체에 대한 과학적 자료 축적이다. 화성의 자기층과 전리층, 대기층에 대한 탐측과 화성 지형에 대한 분석, 화성 표면물질의 구성과 분포, 지질 특징, 화성 내부구조와 성분 등 화성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세 번째는 화성을 장기적으로 개조해 인류의 두 번째 보금자리로 만드는 작업이다. 어우 원사는 “미래에 지구가 자연 또는 인위적인 원인으로 파괴돼 인류가 더는 살 수 없게 됐을 때 우리는 반드시 태양계에서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하는데 현재 그런 가능성이 있는 위성은 화성이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화성엔 과거 하천이 흘렀다는 걸 보여주는 많은 하상이 존재한다. [중국 첸시난망 캡처]

화성엔 과거 하천이 흘렀다는 걸 보여주는 많은 하상이 존재한다. [중국 첸시난망 캡처]

그는 화성 표면엔 많은 옛 하상(河床)이 있는데 이는 과거 화성에 하천이 흘렀다는 걸 증명한다며 화성의 북부는 커다란 해양이라고 말했다. 현재 화성엔 한 방울의 물도 없고 표면의 소금호수엔 소금만 남아있을 뿐이라며 중국은 화성 전체의 지하수 분포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성 연구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화성의 물이 어떻게 사라졌는가 하는 탈수(脫水)시스템이라며 화성의 물이 유실된 것인지, 아니면 동결돼 지하에 매장된 것인지를 밝히는 연구 또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인류의 연구에선 태양풍과 화성 대기의 상호작용으로 화성 표면의 물 30% 정도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어우 원사는 “인류가 화성을 탐사하는 가장 큰 목적은 화성을 개조해 인류가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지구-화성의 자매 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명보는 중국의 화성 탐사가 네 단계로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는 화성 주위를 도는 요(繞)단계로 이를 위해 2020년 7~8월 반딧불 2호 위성을 발사한다. 두 번째는 반딧불 2호에서 화성차를 탑재한 탐측기를 화성에 착륙시키는 낙(落)단계다.
세 번째는 화성에 착륙한 화성차가 돌아다니며 화성의 표면 환경 등을 탐측하는 순(巡)단계. 마지막은 2028년에서 2030년에 발사한 반딧불 3호가 화성차가 수집한 화성 토양 등 각종 채취 자료를 갖고 지구로 돌아오는 회(回)단계다. 중국은 2016년 1월 11일부터 화성 탐측을 공식 프로젝트로 비준해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2020년 7~8월 화성 탐사선 ‘반딧불 2호’ 발사 계획 #탐사선은 화성위성과 착륙기, 화성차로 구성돼 #화성을 장기 개조해 인류 생존 가능케 하는 게 목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