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송두율씨 공개 사과하면 불기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 1991년 5월 24일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방북한 송두율 교수(왼쪽)가 김일성 주석을 접견한 후 찍은 기념사진. 이 사진은 노동신문 1991년 5월 25일자 1면에 실렸다.

공안당국은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9.뮌스터대)교수에 대해 宋교수 스스로 충분한 대국민 사과와 반성을 표명하는 것을 전제로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처리 방침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충분한 사과와 반성'에는 노동당 탈당 의사를 직접 밝히는 것 등이 포함된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날 "宋교수가 국정원에 제출한 준법서약 형태의 자술(29일)만으로는 일반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宋교수에게 직접 보다 깊은 내용의 대국민 사과와 반성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宋교수는 조만간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로 해 추가로 공개적인 사과와 반성을 표할 것인지 주목된다. 宋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40년간의 외국 생활에 대해 국민에게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일단 1일 불구속 상태에서 宋교수의 사건 기록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검찰은 이번 주말께 宋교수를 불러 국정원에서의 진술 내용과 반성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일단 宋교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으로 보이며, 검찰은 宋교수의 사과.반성이 있을 경우 공소 보류나 기소유예 등의 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宋교수의 태도가 사법처리 여부 결정에 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宋교수는 이날 학술단체협의회(공동대표 안병욱)가 주관한 '한국민주화운동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심포지엄에서 '한국 민주화 운동, 과연 성공적이었는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宋교수를 초청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측이 참석을 만류해 불발됐다.

김원배.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