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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의 반격…지문·DNA 확인해 시위 가담자 18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1일(현지시간) 시위대와 입법회 건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홍콩 경찰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시위대와 입법회 건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홍콩 경찰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폭력 시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홍콩 정부가 관련자 사법 처리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홍콩 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에 참여한 시민 18명을 잡아들이면서 향후 대규모 추가 체포를 예고했다.

30~1일 이틀간 남녀 시위 가담자 #현장 수거품으로 신원 확인 진행 #中, "폭도들에게 절대 관용 없어"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홍콩 경찰이 14~36세 시민 12명을 무기소지·불법집회·공무집행방해·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체포자 중 11명은 남성이고 여성은 1명이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일 홍콩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는 데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또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30일 입법회 및 청사 인근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한 혐의로 남성 5명과 여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도 무기소지, 무단 폭행 등 혐의가 적용됐다.

 따라서 이틀간의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지금까지 경찰에 체포된 홍콩 시민 수는 18명으로 늘었다. 시위 참여자들은 당시 현장에서 헬멧과 고글, 마스크를 작용해 신원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유리창을 깨는 당사자 신원 보호를 위해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검은 우산을 펼쳐 들고 주변 시선을 가로막는 장면도 연출했다.

마스트와 헬멧, 고글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가 1일 입법회 유리벽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트와 헬멧, 고글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가 1일 입법회 유리벽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경찰은 증거물을 수집해 이미 수십명의 신원 확인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찰이 시위 직후인 2~3일 이틀간 시위 현장에서 지문과 유전자(DNA) 정보 등을 수집했다”고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다른 경찰 소식통은 SCMP에 “헬멧, 마스크, 쇠파이프 등 수천 개의 증거물을 입법회 건물에서 수집했다”고 말했다. 홍콩 수사당국은 마스크에 묻은 DNA를 검사하거나, 시위대가 사용하고 버린 흉기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신원 파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CMP에 따르면 입법회 점거 혐의로 처음 체포된 용의자는 31세 남성 푼모씨다. 앞서 지난달 21일 완차이 경찰 본부 포위 시위 때 한차례 체포됐다 풀려난 그는 입법회 청사 불법 침입 및 시설 파괴 가담 혐의를 받고 있다.

 푼씨처럼 입법회 무단 점거 사태에 참여한 시위대 규모는 최소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경찰이 검거 작전에 일단 나선 이상 체포자 수는 곧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홍콩 경찰이 현재 대규모 검거를 앞두고 법무부를 통해 체포의 법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이 2일(현지시간) 새벽 입법회 건물을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인 1일 밤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사태를 벌였다. [EPA]

홍콩 경찰이 2일(현지시간) 새벽 입법회 건물을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인 1일 밤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사태를 벌였다. [EPA]

 앞서 캐리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입법회 점거 사태 종료 직후인 2일 새벽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폭력 행위에 분노와 통탄을 금할 수 없다. 경찰이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도 강한 사법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4일 논평을 통해 “폭도들에게는 절대로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콩 입법회를 점거한 시위는 홍콩의 법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폭력 행위를 한 시위대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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