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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청년 6만명 빠져 나가는 부산, 청년 붙잡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3일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는 오거돈 시장. [사진 부산시]

3일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는 오거돈 시장. [사진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은 3일 오후 사상구 ‘사상 인디스테이션’에서 직접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부산’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뒤 청년의 생애주기와 정책을 연계한, 맞춤형 청년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선 7기 2년 차 정책으론 첫 발표다.

오거돈 시장, 3일 청년정책 로드맵 발표 #디딤돌카드·월세·학자금대출이자 지원등 #2022년까지 106개 사업에 4912억 투입 #“청년 중심 도시 만드는데 역량 집중”

발표 내용을 보면 이미 예정된 사업을 포함해 2022년까지 3년간 106개 사업에 4921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다. 분야별로는 진로계획과 역량 강화 분야 23개 사업 1222억원, 사회참여 생태계 조성 15개 사업 146억원, 일자리 창출과 청년권익 보호 46개 사업 1014억원, 주거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 22개 사업 2539억원이다.

먼저 청년(18~34세) 중 미취업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300만원을 사회진입 활동비로 지원하는 ‘청년 디딤돌 카드’사업은 지원 규모를 올해 600명에서 내년 1만명으로 늘린다. 2022년까지 매년 300억원씩 총 3만명에게 900억원을 지원한다.

3일 오후 사상구 사상 인디스테이션에서 부산 청년정책 로드맵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 부산시]

3일 오후 사상구 사상 인디스테이션에서 부산 청년정책 로드맵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 부산시]

또 내년에 1020억원을 투입해 청년에게 주변 시세의 80%에서 40년간 장기임대하는 청년사회주택을 410가구 공급한다. 청년사회주택은 2022년까지 총 68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월 10만원씩 연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은 올해 1000명(9억원)에서 내년부터 연간 1500명씩 3년간 4500명에게 4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자금 대출이자도 내년에 7500명에게 5억원 등 3년간 2만5000명에게 16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는 역대 부산시 청년정책과 비교할 수 없는 파격적 지원이라 할 수 있다. 정책이 발표된 인디 스테이션은 젊은 아티스트들의 창작 활동 지원 공간으로, 비주류인 인디 문화의 집합소다.

부산시 관계자는 “청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청년에게 투자해야 부산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청년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3일 청년정책 로드맵이 발표된 현장. [사진 부산시]

3일 청년정책 로드맵이 발표된 현장. [사진 부산시]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 청년 인구 비율은 20.8%로 전국 평균 21.7%, 특·광역시 평균 22.5%보다 낮다. 7대 도시 중 최저다. 그만큼 부산은 청년이 적은 ‘늙은 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은 또 인구 순 유출 중 청년(18~34세) 비율이 40.3%로 높다. 2018년 한해 타시·도에서 부산으로 전입한 인구는 11만명, 부산에서 타시·도로 전출한 인구는 13만명이다. 지난해 2만명이 순 유출이다. 이 가운데 부산 전입 청년은 5만명, 타시·도 전출 청년은 6만명으로 전체 전출자의 40%를 청년이 차지하고, 순 유출 청년도 연간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1분기 부산 청년(15~20세) 실업률도 12.4%로 전국 평균 9.7%, 특·광역시 10.0%보다 높다. 부산의 청년실업률은 7대 도시 중 최고수준이다. 주거형태를 봐도 부산의 20대는 월세 71.3%, 전세 12.9%로 열악했다. 또 청년 16.4%가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는 주거비(33%)·생활비(25%)·학자금(22%)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청년이 부산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거돈 시장은 “청년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청년 중심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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