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체 만도 구조조정···임원 20% 감축·희망퇴직 접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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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사상 첫 대규모 임원 감축과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사진 만도]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사상 첫 대규모 임원 감축과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사진 만도]

자동차부품업체 만도가 사상 첫 임원 감축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만도는 2일 공식 입장을 통해 “녹록지 않은 자동차 시장 상황을 타개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연말에 시행하던 희망퇴직을 5개월 앞당겨 7월에 공식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이번 희망퇴직은 BU제(Business Unitㆍ제품 중심의 조직)로 조직 슬림화를 갖춘 만도가 글로벌 조직과 인적 리소스를 재구성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면서 “이번 대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만도에게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날 공식 입장 발표에 앞서 만도는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원의 규모를 약 20%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공동대표이사인 송범석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20여명은 이날 대거 사표를 제출했다.

만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이유는 점차 나빠지는 수익성 때문이다. 핵심 사업인 섀시 제품(브레이크ㆍ조향장치ㆍ서스펜션 등을 포함하는 차량 부품)의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중국 내 매출마저 떨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만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5.9%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위기감은 만도의 공동대표 이사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도 나타났다. 비상경영제체에 돌입하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메일의 주된 내용이었다.

만도의 공동대표 이사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담화문을 보내 대규모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중앙포토]

만도의 공동대표 이사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담화문을 보내 대규모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중앙포토]

정 회장은 담화문에서 “올해 사업계획 달성 여부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역성장을 하지 않으리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운 엄중한 위기”라면서 “회사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비상한 경영 효율화 조치들을 결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지 않은 자산들의 매각, 글로벌 라인들의 최적화 조치, 재무적 구조조정 등을 과감하게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만도의 정재영 전무도 지난달 26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담화문을 보내면서 “회사의 경영상황을 비춰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인력 규모로 적정 인력 수준에 맞는 축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시될 방침에 대해 만도 노동조합은 크게 반발했다. 만도 노조는 성명을 통해 “임금교섭 기간에 교섭대표(송범석 부사장)를 해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계속해서 임원 감축이라는 싸움의 빌미를 살려가고 있는 작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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