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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걸음 주가…객장도 "휴가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증권사 객장이 텅빈 가운데 「하한증시」가 계속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8백90선 언저리에서 「게걸음」을 치는 데다 거래량도 뚝 떨어져 하루 평균 6백만주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5일 증시는 ▲한전주 상장에 따른 국민주펀드의 증액설 ▲증권·투신사의 통안증권 만기도래분 상환설이 번지면서 전일비 8포인트(11시 현재)나 오르는 반짝 장세를 나타냈으나 이 같은 장세가 다음주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
이 같은 하한증시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이 오는 10일 국민주 2호로 상장될 한전주.
이번에 한전주가 상장되면 증시의 상장 총자본금이 15조6백50억원에서 18조1천66억원으로 단번에 20.2% 늘어나게 되며, 상장 후 주가를 2만5천원으로 가정할 경우 전체 시가총액은 70조5천억원에서 85조7천억원으로 21.6%나 확대된다.
자본금 규모가 3조4백17억원으로 국민주 1호인 포철의 6.6배에 이르는 한전주는 2만5천원에서 가격이 결정됐을 때 가격제한폭(1천3백원)까지의 등락으로 종합주가지수가 7포인트나 오르내리게 된다.
이처럼 덩치 큰 공룡이 등장함에 따라 증시는 다음주부터 당장 「한전주 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주의 엄청난 공급물량이 수급불균형을 심화시켜 주가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주가가 적정선에서 형성되고 정부가 국민주 펀드를 증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증시에 오히려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도 있다.
지난해 포철주 상장 때 혼이 난 증권거래소가 시초가 산정방식을 변경함에 따라 한전주는 상장 당일 전장 매매거래 개시 후 5분 동안의 매수호가만을 접수, 이중 평균치를 기준가격으로 삼아 거래가 시작되므로 지난해 6월 포철주 상장 때처럼 시초가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일은 없어 한전주가 주가의 위축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의 수급상황·시중자금사정 등을 고려할 때 한전주 상장이 증시에 끼칠 영향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
무엇보다 한전주의 엄청난 공급물량이 증시에 큰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한전주 상장즉시 매매 가능한 물량은 총12억7천만주 가운데 3년 이상 장기보유물량을 제외한 3천2백45만주로, 상장가격을 2만5천원으로 추정할 경우 유통가능 금액은 8천억원에 달하며 이중 약 60%인 5천억원 이상이 8, 9월중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돼 수급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한전주의 시장가격이 2만4천∼5천원선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으나 시초가는 2만∼2만1천원에서 결정돼 점차 시장가격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장 주식수가 처음으로 30억주를 돌파했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장되어 있는 5백50개 기업의 주식수는 모두 30억1천6백76만4천주를 기록했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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