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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난 진술서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며 거짓 진술 강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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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이콘의 비아이. [연합뉴스]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 [연합뉴스]

YG엔터테인먼트와 수사기관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A씨가 17일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양현석 전 YG 대표 프로듀서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A씨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양 전 프로듀서가 ) 나는 네가 진술 번복했는지 안 했는지 다 확인할 수 있고 진술서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경찰에 변호사 선임에 대해 거짓으로 말할 것을 직접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양 전 프로듀서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마약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때인 2016년 8월  YG 사옥에서 이뤄졌다. 당시 A씨는 경찰에 비아이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고, 그다음 날 YG에 불려가 양 전 프로듀서를 만났다는 것이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양 전 프로듀서로부터 비아이 사건에 대한 진술을 바꾸는 대가로 변호사 선임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보자마자 (양 전 프로듀서가) 서로 녹취하지 말자며 휴대전화를 내놓으라고 했다. 비아이가 저랑 약을 했던 사실과 교부한 사실을 (양 전 프로듀서에게) 다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전 대표가) 너 어차피 연예계 있을 애 같은데 너 망하게 하는 건 너무 쉽다, 나는 진술 번복했는지 안 했는지 다 확인할 수 있고 진술서도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솔직히 누가 들어도 경찰이나 검찰 측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유추할 수밖에 없는 말인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양 전 프로듀서가 “너희 엄마가 선임했다고 경찰들한테 말하라고 시켰다”라며 변호사 선임에 대해 거짓으로 말할 것을 직접 요구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제보자인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제 위험을 감수하고 3년 동안 고민하다가 용기 내서 힘들게 신고한 것”이라며 “저한테 집중하기보다는 YG의 검경 유착 먼저 밝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방정현 변호사도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제보자가 아닌 비아이 마약류 의혹이 무마된 과정과 YG와 수사기관에 어떤 유착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제보자가 아닌 사건의 본질에 집중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 변호사는 “제보자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비실명 대리신고를 했다. 따라서 권익위가 지정하는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제보자는 권익위의 신고 사건 이첩 결정에 따를 것이고 수사기관이 정해지면 귀국 일정을 변경, 재조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 전 프로듀서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4일 YG의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참아왔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며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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