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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G20 이후 방한” 한·미·일 대중국 포위전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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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테이거스. [AFP=연합뉴스]

오테이거스. [AFP=연합뉴스]

미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약 2주 남긴 10일(현지시간) 한·미·일 3각 공조 강화를 강조했다. 한·일과 손잡고 중국을 겨냥한 포위전에 나서겠다는 예고로 풀이된다.

전문가 “북한 최우선 과제 아니다”

미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오는 28~29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동행한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G20 이후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날짜 및 기간은 특정하지 않았다. G20 직후 1박2일 일정이 유력 거론된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방한·방일 의제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했지만 방점은 중국에 찍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함께 “북한 및 다른 공통의 도전 과제를 향한 통합된 접근을 위해 한국과의 3각 공조를 강화하는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통의 도전 과제”는 중국 문제라는 게 외교가의 얘기다. 중국 견제를 위해 아베 총리에게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오테이거스는 방한 의제에 대해선 “미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일본엔 중국 때문에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니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힘쓰라는 메시지를, 한국엔 지금 미·중 갈등이 심각하니 선택을 잘하라는 뜻을 전하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도 “현재 북한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며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미국이 강조한 것이며, 이에 따라 오사카 G20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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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의 IT기업인 화웨이 사용과 관련,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1일 “동맹국의 네트워크에 우리가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가 있다면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화웨이와 관련, “한·미 군사안보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한 데 대해 VOA가 입장을 묻자 그 답변으로 나왔다.

한편 외교부가 미·중 갈등과 관련해 설치할 전략조정지원반은 국장급인 외교전략기획관이 반장을 겸하고 과장급 팀장을 비롯한 7명이 실무를 담당한다.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11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한 긴급 대응지원 조직”이라고만 말했다. 미·중 갈등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난처한 입장이 읽히는 대목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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