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살해 전 흉기 준비한 고유정 "수박 썰다 성폭행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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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도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이 강씨의 성폭행 시도로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가 마트에서 흉기 등을 미리 구입하는 등 철저한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일 MBN에 따르면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 해 수박을 썰다가 흉기로 방어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가 범행에 앞서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제주시내 한 마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고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흉기와 표백제 3개, 고무장갑, 청소용 솔, 종량제 봉투 등을 사는 모습이 담겼다. 고씨는 카드 결제 후 본인의 휴대전화로 포인트 적립까지 했다.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얼굴 공개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경찰은 또 고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해 고씨가 강씨를 만나기 전 '니코틴 치사량'과 '살해 도구'라는 단어를 비롯 '시신 손괴', '시신 유기' 등의 내용을 다수 검색한 것을 확인했다. 범행장소인 펜션이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도 고씨의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경찰 측은 "고씨가 범행장소와 증거인멸 등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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