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9일째…피부병 호소 벌써 100여 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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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일대에 공급된 '붉은 수돗물'(왼쪽)과 급식실(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1, 연합뉴스]

인천 서구 지역에서 9일째 ‘붉은 수돗물(적수·赤水)’이 공급되고 있는 가운데 수돗물로 씻고 난 뒤 피부질환이 생겼다는 사례만 1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피해 신고는 현재 1만여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 등 정부합동조사반 7일 조사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에서 피부병 발생이 100여건 보고돼 병원 진료를 받은 주민에게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돗물이 피부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비용지원부터 검토 중인 것이다.

박 부시장은 “적수 사태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사과하며 “수돗물이 정상화될 때까지 가정 등에서 수돗물을 흘려보내는 비용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구 피해 세대에 한해 플라스틱병에 담긴 수돗물인 미추홀참물·케이워터를 공급하고 생수 구매비용도 영수증을 제출하면 시가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종도에서도 적수 발생 신고가 접수됐지만 시는 수도관로가 달라 이번 사태 원인과 연관성이 낮다고 봤다.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시는 사태 초기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다고 밝혀 주민의 반발을 샀다. 일부 주민들은 SNS를 통해 흙색으로 변한 정수기 필터를 올리는 등 불안감을 호소했다.

시는 서울 풍납취수장 정기점검에 따른 단수를 막기 위해 팔당취수장 물을 평소의 두 배로 끌어와 공급하는 과정에서 적수 사태가 벌어졌다고 추정했다. 수압이 급상승하며 노후 수도관에 붙은 녹 등 이물질이 떨어져 유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7일부터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국립환경과학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조사반이 풍납취수장에서 인천 서구 가정집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서구 당하·검암동 8500세대가 직접적 피해를 봤으며 65개 학교는 지난 4일 급식과 정수기 사용을 금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 합동 조사반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