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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 에세이 공모] 일반부 대상 '한미동맹 재정립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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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3년 10월 1일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정식 조인된 날로부터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바람직한 전망을 독자들에게 물어본 이번 에세이 공모는 외교통상부의 후원 아래 지난 8월 7일부터 9월 14일까지 진행됐다.

본지는 대미 외교와 미국 정치 전문가인 문정인(정치학)연세대 교수와 백창제(정치학)서울대 교수에게 심사를 위촉, 당선작 12편을 골라냈다.[편집자]

오늘(10월 1일)은 한.미동맹이 형성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간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여러 번 기회와 도전을 맞았으며, 지금의 한.미동맹 역시 또 다른 형태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현재의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과 한.미 공조라는 중요한 두 개의 외교정책 사이에서 우리의 국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합점을 모색해야 하는 진통을 경험하고 있다. 또 친미냐 반미냐는 식의 인식 분열 양상이 빚는 국내적 상처를 치유하는 것 역시 당면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전히 한국의 대외정책적 사유에서 가장 핵심적 부분을 차지하는 한.미동맹의 현실적 진통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모색하는 방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이와 관련, 우선 한.미동맹이 어떠한 모습으로 출발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동맹은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군사작전권을 미군에 이양하면서 태동했으며, 종전을 계기로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담보하는 형태로 구체화됐다.

따라서 그것은 두 나라 간의 평등한 관계가 아닌 위계적 관계를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의 출발에서부터 지금까지 궁극적으로는 자율성을 획득하면서 더불어 위계적인 질서 내에서 상대적인 자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한.미동맹의 역동성은 전략적 입장의 차이가 노정될 가능성이 있는 두 국가 간의 동맹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한 당사자는 세계 전략 차원에서 동북아.한반도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다른 당사자는 한반도 차원에서 전쟁 재발 방지와 평화체제 구축을 가장 주된 외교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이 두 당사자의 전략적 입장이 일치할 경우에는 한.미동맹 역시 공고한 방향으로 유지됐으며, 반면 입장의 차이가 노정된 경우에는 갈등 양상이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미동맹의 50년 역사에서 이런 양상은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지금의 한.미동맹 모습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단순한 봉쇄를 넘어 선제적 공격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수정이 이뤄져 왔고, 이는 한반도에서 전쟁 억제를 일차적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의 전략적 입장과 상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한.미동맹은 또 다른 역동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미동맹의 역동성은 단순히 국가 간의 전략적 관계로서만 존재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즉 동맹의 대상국인 미국의 이미지가 어떻게 그려지느냐는 문제 또한 한.미동맹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제기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나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에서 미국의 역할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부분이며, 다른 하나는 한.미동맹의 제도적 지표인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내재된 불평등성을 어떻게 시정해 나가느냐는 문제다.

전자는 한국 현대사에서 하나의 상처로 남아 있는 권위주의적 정권의 경험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문제에서 미국은 필요 이상으로 한국의 독재화를 후원한 장본인으로 오인된 측면이 있으며, 따라서 체계적인 현대사 연구를 통해 미국의 역할을 올바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후자의 문제는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에 대한 인식이 대내적으로 확산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은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한.미동맹의 모습은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라는 축과 미국에 대한 이미지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한.미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전자의 측면은 한국 외교정책의 지혜를 요구하고 있으며, 후자의 문제는 학계의 역할 및 수평적 한.미관계의 제도적 지표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관계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일반부]

대상
-강석률 '한.미동맹의 역동성 분석 및 정체성 재정립의 모색'

우수상
-김기섭 '한.미관계에 대한 우리집 삼대의 생각들'
-김철민 '이카루스의 눈물과 피그말리온의 조각상'

장려상
-배경화 '탈냉전시대에 남남 갈등 속에서의 한.미동맹 관계 재정립을 위하여'
-임채수 '아이들과 함께하는 평화기행'
-임정민 '무제'

[학생부]

대상
-이창근 '한.미동맹의 미래'

우수상
-김지석 '한.미동맹과 우리의 안보의식'
-안승길 '한.미동맹의 로드맵'

장려상
-최혜진 '탈냉전 이후 한.미동맹'
-김건호 '21세기 한반도 정세와 한.미동맹의 미래'
-김태진 '주한미군으로 인한 이익도, 피해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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