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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헝가리 검경에 8시간 증언 자청 “크루즈 급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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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4일 강 상류에서 사고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클라크 아담’은 6일 도착해 이르면 오후에 인양작업을 시작한다. [로이터=연합뉴스]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4일 강 상류에서 사고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클라크 아담’은 6일 도착해 이르면 오후에 인양작업을 시작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뉴브강에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을 위한 선체 결박 작업이 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정부 신속대응팀의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은 이날 “수중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선체 인양을 위한 결박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신 7구 수습, 사망자 14명으로 #헝가리, 병원 안치 비용 부담키로 #선체 결박 작업 돌입 … 오늘 인양

헝가리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선체 결박을 마친 뒤 6일 오전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면 인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송 대령은 “선체를 결박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발견되면 바로 수습할 수 있도록 잠수요원이 대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헝가리 구조팀은 선체 인양 과정에서 일부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체 내 파손 구간에 그물망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래픽=심정보 기자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기자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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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대응팀은 3~5일까지 한국인(추정) 시신 7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이 중 2구는 선체 문과 유리 사이에 끼어 있던 것을 한·헝가리 잠수요원이 발견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발견된 시신 7구를 포함해 한국인 사망자는 14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는 12명이며 생존자는 7명이다. 시신은 모두 부다페스트 세멜바이스 병원에 안치됐다.

현지 신속대응팀 팀장인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실장에 따르면 시신 관련 비용은 모두 세멜바이스 병원에서 부담할 예정이다. 이 실장은 “이날 오전 세멜바이스 병원장이 위로의 말이 담긴 편지를 보내 왔다”며 “시신 관련 비용은 병원에서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유람선을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 선장 유리 C에 대한 영장 항고 심사가 이르면 주중 열릴 예정이다. 헝가리 법원은 지난 1일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유리 선장을 구속하며 보석금 1500만 포린트(약 6100만원)와 부다페스트 거주(감시장치 부착)를 보석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보석은 불가하다”는 헝가리 검찰의 항고로 유리 선장은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구속돼 있다.

사고 생존자 6명은 4일 저녁 10시까지 8시간 동안 헝가리 경찰 및 검찰과 면담하며 사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생존자들은 “추돌 전 크루즈로부터 어떠한 경고도 받은 적이 없다” “당시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급선회한 것은 유람선이 아닌 크루즈였다” “유람선 탑승 시 구명조끼 설명 등 제대로 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유리 선장과 그 선사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생존자분들이 요청한 면담이었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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