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누르고 도망 갔다간…‘벨튀’ 10대들 무더기 벌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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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연합뉴스]

초인종. [연합뉴스]

초인종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이른바 ‘벨튀’(‘벨을 누르고 튀는 행위’의 줄임말) 장난을 일삼던 남자 중·고등학생들이 주민들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이들에게는 장난을 하다가 아파트 문을 부순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 “형사처벌도 가능”

4일 서울 성북경찰서에는 최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김모(16)군 등 11명을 입건해 선도심사위원회에 회부, 즉결심판으로 각각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심각한 비행임을 인지할 것을 당부했다.

김군 등 9명은 지난 3월 5~7일 오후 9시쯤 모두 3차례에 걸쳐 서울 성북구 길음동 한 아파트 단지의 보안 출입문 잠금장치를 걷어차 부수고 들어가 초인종을 누른 뒤 도망간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 재물손괴, 공동 주거침입)를 받는다. 한모(15)군 등 2명은 지난 4월16일 오후 11시쯤 서울 성북구의 또다른 아파트 출입문을 공구로 부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 재물손괴)를 받는다.

이들은 장난삼아 아파트 문을 부수고 들어가 가정집의 초인종을 누른 뒤 달아나는 ‘벨튀’를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주민들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주민들은 늦은 시간 초인종 때문에 불안감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초인종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인증’ 영상을 보고 재미 삼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추억의 장난’ 장난으로 인식되는 ‘벨튀’는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감을 주는 것은 물론 형법상 주거침입, 재물손괴, 폭행·상해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각 학교와 기관·단체의 안내문을 제작해 배포하고 아파트 각 세대에 안내방송을 실시하는 한편, 엘리베이터 내에 경고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홍보를 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등에는 한국민속촌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추억의 벨튀’ 체험 프로그램 참여 영상을 비롯, 실제 벨튀 인증 영상을 촬영해 방법까지 알려 주는 게시물이 1000여 건 이상 게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추억의 벨튀’ 체험 행사를 진행 중인 한국민속촌과 함께 관람객을 대상으로 공연 시작 전·후 안내 방송을 내보내고 경고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협조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벨튀’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올해 1월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벨튀’를 즐기고 있다. [뉴스1]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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