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는 기업이 브랜드가치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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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기업은 소비자에게 한 약속을 정직하게 지킬 때 자사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다국적 광고회사 오길비 앤 매더(O&M Worldwide)의 셸리 라자러스 회장은 30일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애드-WPP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셸리 회장은 미국 광고계에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했으며,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내 영향력 있는 여성경영인 50명'중 10위 안에 3년 연속 오른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브랜드는 기업이 했던 약속이나 제품의 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담고 있다"며 "기업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무너지고 기업 이미지와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셸리 회장은 또 "제품과 브랜드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전제한 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벤츠는 최고의 품격과 지위를 상징하고, 볼보는 편안한 주행감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좋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가치관까지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기업이 내놓는 모든 신제품은 6개월 안에 유사 제품의 도전을 받게 되지만, 브랜드는 절대로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영구히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역설했다.

셸리 회장은 이어 "나이키는 브랜드만 듣더라도 '운동하는 사람들의 노력'이란 의미가 떠오른다"며 브랜드는 간결하고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는 기업의 내부적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며 "거대 공룡기업으로 인식되며 내부 결속이 느슨해졌던 IBM도 자신의 브랜드에 걸맞은 광고를 만들어 종업원들에게 회사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업무동기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셸리 회장은 이날 광고인들에게 "최고의 광고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꿰뚫어보는 직관과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외국 광고회사와 한국 광고회사들의 제휴는 서구적인 사고와 한국적인 감성을 결합시킬 수 있는 재탄생의 기회"라며 "이 회사들이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시켜 최고의 브랜드를 만드는 연금술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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