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상한제’ 적용하면 ‘어벤져스4’ 점유율 절반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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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관객 13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어벤져스4. [연합뉴스]

누적관객 13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어벤져스4. [연합뉴스]

누적관객수 13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외화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어벤져스4)에 ‘스크린 상한제’를 적용했다면 점유율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돈 되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해소되고, 관객 선택권이 보다 확대됐을 것이라는 의미다.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 결과, 한 영화의 점유율이 40%를 넘지 못 하게 하는 스크린 상한제를 도입했다면 어벤져스4 점유율이 절반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진위는 8개 상영관을 갖춘 서울의 한 대기업 계열 멀티플렉스를 기준으로 개봉 첫날 평일(4월 24일) 프라임 타임(오후 1시∼11시),  개봉 첫날 평일 종일, 개봉 첫주 주말(4월 27일) 프라임 타임, 개봉 첫주 주말 종일 등 4가지 경우의 수에 40%의 스크린 상한제를 가상으로 적용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상한제 적용시 개봉 첫날 평일 프라임 타임의 어벤져스4 상영점유율은 79.2%에서 37.5%로, 개봉 첫날 평일 전체 점유율은 78.8%에서 38.5%로 절반가량 떨어졌다.

또 관객이 집중된 개봉 첫 주 주말에 적용한 경우에도 프라임 타임의 점유율이 80%에서 40%로, 주말 전체 점유율은 84.9%에서 39.6%로 각각 감소했다. 스크린 상한제 적용으로 생긴 여분이 다른 영화 상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은 매년 악화됐다. 2013년 3편에 불과했던 점유율 40% 이상 영화는 2017년 13편, 2018년 9편으로 전반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런 독과점 문제는 관객의 선택권 제약뿐 아니라 영화 간 양극화를 고착시켜 영화 산업 전체의 발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앞서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영화 소비자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스크린 독과점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응답이 전체 30%, 20~30대 여성의 50%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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