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드·노동 미사일 한국·일본엔 더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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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포동 2호=미국, 노동=일본, 노동.스커드=한국'.

북한이 5일 무더기로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한.미.일이 느끼는 위협 정도는 다르다. 한국에는 대포동 2호보다 노동.스커드 미사일이 훨씬 위협적이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사거리(射距離)는 6500㎞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대포동 2호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했다. 비록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대포동 2호 발사에 대비해 미국은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첫 가동하기도 했다.

대포동 2호와 달리 노동.스커드 미사일은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다. 실질적인 위협이다.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는 550㎞로 한국군의 공군기지와 함대사령부 등 핵심 기지를 공격해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의 대량 살상도 가능하다.

한국군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할 무기 체계가 없어 만약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쏘면 속수무책이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로 서울시내 등 대도시를 공격하면 공황상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사거리가 1000~1300㎞인 노동 미사일은 북한의 북부 지역에서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이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의 탄두에 핵이나 화학무기를 실을 경우 피해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다.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은 아직 실전배치하지 않았고, 수적으로 몇 기 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각각 500~600발과 200발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희 합참의장이 6일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을 6발이나 쏜 것은 무력시위"라고 규정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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