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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한 첫 일정은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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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조지 W. 부시(73) 전 미국 대통령과 22일 만났다.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후 첫 일정이다. 두 사람은 2015년 10월 부시 전 대통령이 ‘프레지던츠컵 대회’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두 사람 간 회동은 비공개로 약 30분간 진행됐다. 이 부회장의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 부회장이 부시 전 대통령의 숙소인 서울 광화문 인근 한 호텔에서 목격되면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면담 후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텔을 빠져나갔다. 재계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면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환경에서 기업의 역할을 놓고 조언을 구하는 동시에, 삼성이 추구하는 지향점과 자신의 의견도 밝혔다고 한다.

삼성, 텍사스 공장 건설 계기로 부시가와 연 맺어 

삼성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시 집안과 '연'을 맺었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부시 전 대통령은 이때 처음 만났다.[연합뉴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부시 전 대통령은 이때 처음 만났다.[연합뉴스]

부시 전 대통령은 1996년 텍사스 주지사로 재직하며 삼성전자의 첫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인 오스틴 공장을 유치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2년 전인 1994년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주도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 승리했을 때 처음 주지사로 당선된 ‘정치 초년병’이었다.

한 삼성 출신 재계 관계자는 “부시 전 대통령은 주지사 때 삼성전자의 공장 유치 등 경제 실적 등을 바탕으로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전 부통령과의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며 "부시 전 대통령 입장에선 삼성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오스틴 공장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나노테크 3개년 투자’ 기념행사에는 부친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아버지 부시)이 참석했다. 아버지 부시는 1992년 2월 현직 대통령 시절,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도 로스앤젤레스(LA)의 한 호텔에서 40분간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3차례 외국 정상급 인사와 회동했다. 올 2월 청와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 오찬에 초청받았고, 같은 달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는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났다.

올해 들어 3번째 외국 정상급 인사와 회동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이후부터 보면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6차례 외국 정상급 인사와 만났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베트남에서 중장기 투자 전략, 현지 업체와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총리와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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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는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모디 총리를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 부회장이 갖는 '민간 외교관' 역할이 한국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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