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1실점 - 2실점 방패끼리 '짠물 축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독일 월드컵 우승팀은 승부차기로 가려진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벌써 호사가 사이에는 '승부차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두 팀이 모두 막강 '수비의 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역사상 결승전 승부차기는 단 한차례 있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영웅' 로베르토 바조가 '역적'이 된 '역사적 실축'으로 브라질이 우승했다.

'카데나치오(빗장수비)' 이탈리아는 전통의 수비 강국이다. 알레산드로 네스타(AC 밀란)와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가 지키는 중앙 수비, 파비오 그로소(팔레르모)와 잔루카 참브로타(유벤투스)의 좌우 윙백은 6경기에서 단 한 점만을 허용했다. 그것도 크리스티안 차카르도의 자책골이다. 이들의 위치 선정은 매우 탁월하다. 마치 가만히 서 있는데 상대 공격수가 와서 공을 빼앗기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들의 뒤를 받치는 수문장은 현역 세계 최고로 꼽히는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다.

프랑스는 수비로 결승까지 올라온 팀이다. 에리크 아비달(리옹)-윌리암 갈라스(첼시)-릴리앙 튀랑(유벤투스)-윌리 사뇰(바이에른 뮌헨)의 포백은 탁월한 전진 압박으로 상대 득점 찬스의 '씨를 말렸다'. 이들이 나란히 밀고 올라가는 모습은 수비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6경기에서 2실점이다.

한 골은 16강전에서 스페인 다비드 비야에게 허용한 페널티 골이고, 필드골은 한국 박지성의 골이 유일하다.

양 팀 공격이 폭발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결승전이 수비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탈리아는 6경기 11골(경기당 1.83골), 프랑스는 8골(1.33골)이다. 양 팀 모두 경기당 평균 득점(2.2골)에도 못 미치는 빈약한 공격이다. 더구나 확실한 골잡이도 없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아스널)가 그나마 3골로 가장 많다. 이탈리아는 루카 토니(피오렌티나)만 2골이고, 9명이 돌아가며 1골씩 넣었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