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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선 역할 생각 안해…심부름 시키면 따를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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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 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 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는 15일 여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총선 역할론’에 대해 “정부여당에 속해 있는 한 사람으로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우선 (여권 내에서) 제 역할을 저 스스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또 요구할 생각도 없고, 기획할 마음도 없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총선 역할을 언급한 것이 대권을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보도는 (선거를 앞두고) 늘상 나오는 것이라 제가 일일이 이렇다저렇다 언급하는 것은 저로서는 부담스럽다”고 일축했다.

범여권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아주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정부에 큰 짐이 됐을 것”이라며 “그러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이 왜 그런 지지를 보내주는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안정적으로 문제 해결 하는 사람에 대한 목마름이 있지 않나 싶다”면서 “강원 산불 진압도 국민들이 좋게 봤지만, 대단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지지를 보내주셨다. 정부 자세나 리더십을 보셨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예를 들면 볍씨 공급, 혈압약 즉시 공급 등 매우 세세한 대응을 하는 걸 놀라게 보신 것 같다”며 “(그런 조치들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야·정 협치에 대한 언급도 했다.

이 총리는 “(협치에) 정부여당의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협치의 부족은 참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협치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가 열리지 않았고 5당 대표 회동 제안에도 1개 정당은 일대일이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며 답답함 심경을 토로했다.

이 총리는 “야당도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가적 문제가 있으면 함께 자리해주는 게 어떨까 한다”며 “기왕에 시급한 문제가 있으니 5당 대표가 함께 모이고 일대일 대화를 수용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리는 “지난해 전반기 1차 개각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국민 생활이나 산업과 관계되는 부처 몇 곳에 (야당) 의원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타진했다”면서 “결국 해당 의원들의 거절로 인선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이 총리는 “누군인지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언론인들께서 각 당별로 누가 적합한지 느낌이 오실 것 같은데,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누구의 제안이었냐’는 추가 질의에는 “저와 대통령 사이에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결국에는) 대통령께서도 동의하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관해서는 “적폐청산을 일부러 기획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저도 ‘제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을 정치권과 권력이 개입해 ‘그만 수사하라’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닐 수 있다”며 “매우 사려 깊지 못한 태도”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 대해서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면서도 “대화는 교착됐고, 지금의 평화는 잠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이제부터 훨씬 더 많은 지혜와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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