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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된 한국 여성 ‘여행 자제’ 부르키나파소 여행하다 피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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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프랑스군 작전으로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외교부가 12일 밝혔다.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이 여성의 이름을 장 모씨라고 밝히면서 사진도 공개했다.

외교부 “건강 양호, 조기 귀국 희망 #사고지역 여행경보 상향 검토”

외교부 당국자는 “프랑스 군 병원 측은 11일(현지시간) 이 여성을 검진한 뒤 특별한 이상은 없어 심리 치료 등을 한 뒤 퇴원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한국의 가족과도 통화를 했으며, 조기 귀국을 희망해 이르면 13~14일께 귀국할 수도 있다. 가족들은 지난달부터 그와 연락이 닿지 않았으나 실종 신고 등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프랑스군, 한국인 등 인질 4명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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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단체 ‘카티바 마시나’에게 이 여성이 붙잡힌 시점은 지난 4월 중순께로 보인다. 피랍 경위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부르키나파소 남쪽에 있는 베냉으로 이동하던 중 체크포인트(검문소)에서 미국인 여성과 함께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프랑스 측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이 여성은 장기간 여행 중이었다. 부르키나파소는 한국 정부가 지정한 여행경보 단계에서 ‘여행 자제’(황색경보) 지역에 해당한다.

부르키나파소는 1896년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다가 1960년에 독립한 뒤 7차례에 달하는 쿠데타 등으로 정세가 혼란스럽다. 부르키나파소는 현지어로 ‘정직한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은 부르키나파소에 대해 “2016~2018년 테러 단체의 공격을 받았고 현재도 위협이 있다”며 “물·식량의 만성적 부족으로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적고 있다.

한국 여성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베냉 소재 펜드자리 국립공원을 찾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는 2015년까지 부르키나파소 전역을 ‘철수 권고’(적색경보)로 지정했으나 같은 해 6월 정세 완화로 북부 4개 주만 적색경보를 유지했다. 이외 지역은 ‘여행 자제’(황색경보)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여성이 여행한 곳은 여행 자제 지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특수 지역 여행 수요가 늘면서 아프리카가 주목받고 있다”며 “모로코·케냐 등 사하라 사막 이북 오지에 가려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접경 지역을 가장 수위가 높은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한국 외교부는 12일 현재 부르키나파소에 대해 여행 경보 상향은 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향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전수진·김지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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