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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중문화를 전달하는 영상 크리에이터, 한국뚱뚱(韩国东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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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더럽잖아?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견을 물었을 때 그 인상은 별로 좋지 않다. 반대로 중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물었을 때 반응도 “한국사람 왜 그래?”라는 편견이 적지 않다.

한국뚱뚱(韩国东东) [출처 KF제공]

한국뚱뚱(韩国东东) [출처 KF제공]

이러한 한국인과 중국인의 편견을 깨고 ‘오해’를 풀기 위해 각 나라의 특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영상 제작 크리에이터가 있다. 바로 중국에서 살다 온 경험으로 중국 대중문화를 전달하는 영상 크리에이터 ‘한국뚱뚱(韩国东东)’. 그녀는 한국과 중국 양쪽의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며 많은 구독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KF 공공외교아카데미’의 강연자로 참가하여, SNS를 활용하여 외국인에게 한국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국뚱뚱의 모습. [출처 KF 제공]

‘KF 공공외교아카데미’의 강연자로 참가하여, SNS를 활용하여 외국인에게 한국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국뚱뚱의 모습. [출처 KF 제공]

지난 4월 25일, 한국뚱뚱은 외교부가 지정한 유일한 공공외교 추진기관 KF가 주최하는 공공외교 강연시리즈인 ‘KF 공공외교아카데미’의 강연자로 참가하여, SNS를 활용하여 외국인에게 한국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KF 글로벌센터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그녀는 영상 속의 활달한 모습과는 달리 다소 수줍어 보였다.

한국뚱뚱은 중국을 오가며 중국의 특색 있고 다양한 대중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전달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뚱뚱은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이 서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서로 충분히 좋아할 수 있는데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기는 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한중 양쪽에 대해 올바른 시선으로 전달하고 싶다.”고 진중하게 말했다.

한국뚱뚱 [출처 한국뚱뚱 공식웨이보]

한국뚱뚱 [출처 한국뚱뚱 공식웨이보]

중국 관련 영상을 시작한 계기는? 왜 하필 ‘중국’인가?

어렸을 적 부모님 따라 5년 정도 중국에 체류했는데 정말 편견없이 재밌게 지냈다. 그에 반해 중국을 잘 모르는, 중국에 가보지 않은 분들은 안 좋은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 ‘어? 내가 본 것은 그렇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에 본인이 실제로 본 것을 전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게 되었다.

이후 대학 졸업을 앞두고 다들 취직 준비를 할 때 나는 사실 일하기 싫었다. 가고 싶은 기업이 없었다. 대학교 4학년에 갑자기 직업을 정해야 한다니… 압박감이 대단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리, 창업을 생각했다. 당시 부전공으로 언론미디어를 공부 했고, 이를 활용해 ‘한국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앱’을 만들려 했다. 물론 대학생이라 돈이 없었다.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현재 함께 활동하기도 하는 김정민 대표님(김정민 Brand Architect CEO, 주제 선정부터 제작까지 모든 영상 관련 작업은 한국뚱뚱 본인이 담당하지만, 비즈니스 관련은 김정민 대표가 담당)을 ‘멘토’로 만나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당시의 사업계획서는 쓰레기였다”고 한다. 그보다는 “한국뚱뚱이 사람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해보라”고 추천해줬다.

왼쪽부터 김정민 Brand Architect CEO이자 유투버 모토슈슈(摩托叔叔)와 한국뚱뚱(韩国东东). 때로는 함께, 때로는 각자 크리에이터로서 활동 중이다. [출처 한국뚱뚱 공식 유튜브 캡처]

왼쪽부터 김정민 Brand Architect CEO이자 유투버 모토슈슈(摩托叔叔)와 한국뚱뚱(韩国东东). 때로는 함께, 때로는 각자 크리에이터로서 활동 중이다. [출처 한국뚱뚱 공식 유튜브 캡처]

중국에 가기 전과 후의 인상 중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중국의 첫 방문은 10살 때였다. 굉장히 어렸을 때라 딱히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게 또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백지 상태’로 중국에 갔기 때문에 현지 학교에서 중국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나중에 한국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생각을 들었을 때 놀랐다.

현재는 팔로워수가 유튜브에서나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 哔哩哔哩; 중국 UCC 사이트)'에서나 대단하지만 초반에는 현재만큼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 때는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나? 인내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왼쪽부터 중국판 인스타그램 미아오파이(秒拍), 중국판 페이스북 웨이보(微博),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哔哩哔哩)에 업로드된 한국뚱뚱 방송. [출처 한국뚱뚱 제공]

왼쪽부터 중국판 인스타그램 미아오파이(秒拍), 중국판 페이스북 웨이보(微博),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哔哩哔哩)에 업로드된 한국뚱뚱 방송. [출처 한국뚱뚱 제공]

솔직히 말해서 ‘인내의 시간’이 따로 없었다. 내가 영상을 제작하기 전에 한국에서 중국에 관해 올리는 유튜버가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대부분 뷰티 쪽이나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본인은 거의 처음으로 ‘중국의 대중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좀 더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본인도 더 찍고 싶고 더 좋은 걸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댓글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재밌다.

유튜브와 비리비리의 구독자 특징이 다를 것 같다. 각 콘텐츠는 어떻게 제작되는가? 소재 선정은 어떻게 하는가?

특정 플랫폼과 콜라보를 한다면 해당 플랫폼과 맞춘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하지만 보통은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골라 영상을 제작하고 양쪽 플랫폼에 똑같이 올린다.

전체적으로 영상 속에서의 모습이 상당히 솔직하고 직접적이다. 그런데 실제로 뵙고 보니 수줍음이 많은 것 같다. 혹시 영상 제작 중 가장 부끄럽거나 반응이 걱정스러웠던 때가 있었나?

요즘 흔히 말하는 ‘관종’과는 먼 성격이다. 그래서 초반에 대표님을 멘토로 만났을 때 계속 영상 촬영을 추천해주심에도 불구하고 ‘거절’했다. “너무 부끄러워서 못하겠다”며 피해다닐 정도였다.

2016년 8월,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哔哩哔哩)에 올린 첫 영상으로 한국뚱뚱이 친구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보며 반응하는 모습을 담았다. [출처 한국뚱뚱 공식 비리비리(哔哩哔哩) 채널 캡처]

2016년 8월,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哔哩哔哩)에 올린 첫 영상으로 한국뚱뚱이 친구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보며 반응하는 모습을 담았다. [출처 한국뚱뚱 공식 비리비리(哔哩哔哩) 채널 캡처]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난 후 영상 관련 산업에 대해 이해하게 되자, ‘친구들과 함께 해봐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중국인에게 한국에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연예인을 알고 있냐고 물어보면 보통 한, 두 명은 거뜬히 말한다. 반면 중국에서 인기있는 연예인에 대해 한국인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중국의 당시 가장 인기있는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한국인들에게 이야기해주자’고 생각했고 친구와 함께 찍어서 영상을 업로드 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댓글 반응도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그래서 계속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점점 영상이 쌓이게 되고 구독자 분들과는 얼굴을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친구’처럼 친밀하게 느껴졌다. 그 후에는 자연스레 부끄러움도 사라졌다. 이 일을 하며 힘든 것도 좀 바쁘다는 것 외에는 없다.

그럼 반대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아무래도 영상을 본 구독자들의 ‘반응이 좋을 때’ 보람을 크게 느낀다. 그 외에는 본인이 구독자들에게 ‘좋은 것들을 소개해줄 수 있을 때’랄까? 예를 들어, ‘서울의 좋은 스팟’이라던가 ‘부산 속 예쁜 곳’ 등등.

한중, 양쪽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에 대한 장단점이 있는가?

장점은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상을 올리는 게 단순히 일방적인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아니다. 영상에 대한 감정, 피드백 등이 각 영상마다 굉장히 많이 올라온다. 그들의 메시지를 보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게 가장 즐겁고 동시에 이 일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점? 아직까지 없다. 악플도 별로 없을뿐더러 있다 하더라도 크게 와닿지 않아서 상처받지 않는다. 게다가 다른 구독자들이 먼저 나서서 악플에 대해 본인을 옹호해준다.

인터뷰 하는 한국뚱뚱 모습 [출처 KF 제공]

인터뷰 하는 한국뚱뚱 모습 [출처 KF 제공]

유투버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특히나 당부(혹은 조언) 해주고 싶은 말은?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솔직하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하라”고. 아무래도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조회수를 많이 올릴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순서부터 잘못되었다. 조회수 높이는 방법보다는 내가 즐길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유투버를 시작하는 게 먼저다. 주객전도 되지 않도록 본인만의 콘텐츠를 찾아 시작해라.

앞으로 꿈꾸는 일은 무엇인가? 영상 제작을 넘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패션’쪽에 관심이 많다. 아직도 공부 중이다. 특히 ‘스트릿 패션’을 좋아한다. 그것을 반영한 좀 더 중국과 한국, 즉 아시안 느낌을 담은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중국을 끝까지 잡고 가고 싶다기 보단 애초에 나의 첫 영상 제작 동기가 ‘중국? 난 안 그랬는데? 한국사람은 왜 80년대, 90년대의 중국만 생각 하는거지?’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또 중국사람도 ‘한국사람은 왜 그렇게 거만해?’ 라는 인식이 있으니, 그들에게 ‘우호적인 한국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이러한 첫 마음가짐을 잃고 싫지 않다. 그래서 이러한 이야기는 앞으로의 영상 속에서도 계속 할 것이다. 일단, 무엇보다 지금 무척 재미 있으니까.

‘KF 공공외교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모습 [KF 제공]

‘KF 공공외교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모습 [KF 제공]

자신이 즐거운 일을 찾아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되, 사람들에게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한국뚱뚱. 자신을 ‘유튜버’에 한정하기 보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영상 크리에이터’라고 정의하는 그녀는 ‘나다운 콘텐츠’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상을 제작할 것이라고 한다.

향후 한국뚱뚱은 빠르면 올해 말, 최대 내년부터 중국 대중방송의 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 쪽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편견없이 즐겁게 일하는 한국뚱뚱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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